이렇게 해마다 돌아오는 어린이날에도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800명에 달하는 장기 실종 아동 가족들인데요.
지난 아이와 헤어진 지 몇 십 년이 지나도 기억이 눈에 선하다는 가족들을, 표선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집 앞에서 첫째 딸 유리를 잃어버린지 30년이 지난 정원식 씨.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지만 예전 어린이날에 더 잘 해주지 못했다는 후회에 가슴이 먹먹합니다.
▶ 인터뷰 : 정원식 / 정유리 씨 아버지
- "사랑하는 나의 딸 유리야. 같은 하늘 아래에서는 숨을 쉬고 있는 건 맞는 거지? 만나서 따뜻한 밥 한 끼라도 같이 보는 게 아빠의 소원이야."
40년도 더 지난 세월에 이제는 사진 한 장만 붙잡고,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칠규 / 김윤승 씨 아버지
- "죽었는지 살았는지 국내에 있는지 외국에 있는지 그게 제일 궁금한 거예요. 어디 가서 버린 건 아니고 그리됐다는 거 얘기는 해줘야 되는데…"
▶ 스탠딩 : 표선우 / 기자
- "해마다 실종아동 신고는 2만 건 안팎에 달합니다. 대부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만 20년 넘게 돌아오지 못한 장기실종아동은 아직도 800명이 넘습니다."
가족들은 경찰에 DNA를 등록하고, 최근엔 아동의 현재를 예측한 AI 기술도 활용되고 있지만 기대만큼 결과는 나오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정상영 / 실종아동전문센터 센터장
- "기억이나 실종아동이 갖고 있는 흉터 같은 특징 이런 것들은 세월이 지나면서 자꾸 옅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록이나 당시 상황 같은 것들이 자꾸 사라지기 때문에…"
결국 예방이 최선인데, 아이 실종에 대비한 지문 등록률은 59% 정도.
직접 등록해야 하는 수고로움은 있지만, 사전등록제 확산과 실종아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표선우입니다. [pyo@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그래픽 : 송지수, 김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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