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현장은 '우회전 옥신각신'이지만…길 건너던 보행자 사고 줄이려면?- 취[재]중진담

지난 17일 경기 김포의 한 교차로,
'전방 적색 신호' 와 '횡단보도 보행 신호'에도 차량들은 우회전 일시정지를 하지 않고 달렸고, 우회전하던 한 버스가 보행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중학생을 치고도 그냥 도망가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버스기사는 "신호를 어긴 건 맞다"면서도 "부딪히는 느낌은 들었는데 돌부리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습니다.

◆ '우회전 차량'에 보행자 사망…계속 증가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년 사이 횡단 중 보행자 사망사고가 29.2%(2018년 862명→2021년 513명) 감소했지만, 우회전 차량 보행자 사망사고는 23.5%(2018년 51명→2021년 77명) 증가했다고 합니다.
도로교통공단 통계를 볼까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동안 우회전 차량 보행자 사고로 부상자는 13,150명이고 사망자는 212명이라고 합니다.

실제 기자들이 취재 중 접하는 우회전 차량 사망사고도 적지 않습니다.

↑ 출처 = MBN뉴스7

지난 2월 서울 광진구에서 보행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여성이, 우회전 덤프트럭에 치여 숨지고 말았습니다. '보행자들이 횡단보도를 다 건넜거나,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보행자가 없을 때'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서둘러 출발한 탓입니다.

↑ 출처 = MBN뉴스7

역시나 지난 10월 대전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레미콘 트럭이 보행 신호에 따라서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자전거를 탄 여대생을 덮쳤고 여대생은 그만 숨졌습니다. 아직 보행 신호가 파란불인 만큼, 건너려는 사람이 있는지 예의주시만 했더라면 피할 수 있어서 더욱 안타까운 사고였습니다.

◆ "일단 속도가 0이 되면"…사람 없으면 서행 주행

↑ 출처 = MBN뉴스7

경찰이 설명하는 원칙은 간단합니다.
사거리에서 차량이 우회전할 때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등엔 파란 불이 켜지는 상황이 많다 보니 사고도 자주 일어나는 건데, 보행자가 모두 건너가고 신호가 바뀔 때까지 자동차는 일시정지를 하는 게 원칙입니다.

↑ 출처 = MBN뉴스7

다만, 아무도 없는데 마냥 기다릴 순 없겠죠. 사람이 없을 땐 보행신호와 상관 없이 일단 섰다가 서행하면서 지나갈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도 어린이보호구역만큼은 제외입니다. 아이들은 예상 못하는 곳에서 뛰어나올 수 있기 때문이겠죠.
일시 정지는 얼마만큼 시간인가 궁금할 텐데, 일단 속도가 '0'이 됐다가 출발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특히 버스나 트럭 등은 시야가 높아 우회전시 더 큰 주의가 요구될 겁니다. 일시정지를 하지 않으면 올해부턴 보험료까지 더 내야 합니다.

◆ 여전한 '혼선'…"앞 차 따랐을 뿐인데"

↑ 출처 = MBN뉴스7

아직 시민들은 어색하기만 할 뿐입니다.
우회전 신호등이 달린 곳은 익숙하지 않아 우왕좌왕하고, 신호등이 없는 곳들은 '우회전 일시정지'를 두고 "얼마만큼 정지하면 되냐"며 옥신각신이 여전합니다. 앞 차량이 정지하지 않으면 꼬리를 물며 쓱쓱 지나가는 관행도 여전합니다. 덕분에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에 걸리는 차량도 많고, 여전히 보행자 사고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에게 물어봤습니다. 이런 혼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변합니다.
"중요한 것은 1초 멈춰서느냐, 2초 멈춰서느냐, 5초 멈춰서느냐가 아니다. 그보다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는지, 또 건너려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아직 혼선이지만 언젠가 정착되어 다같이 조심하면, 파란색 신호등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다 다치는 어린 학생 등 보행자 사망사고가 줄어들 지 않겠냐"고 말입니다.

[주진희 기자 / jhookiz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