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퍼 드라마의 진수 ‘모범택시’가 사악한 빌런들과의 전쟁을 승리로 끝내면서 완벽하게 마무리 됐다. 사진=SBS |
매주 안방극장을 책임졌던 ‘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 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매회 짜릿하고 통쾌한 복수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에게 카라스시스를 안겼던 ‘모범택시2’. 그 결과 ‘모범택시2’는 21%의 시청률로 마의 20%를 넘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종영 후 진행된 ‘모범택시2’ 를 집필한 오상호 작가는 시청자들의 관심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감사함을 전한 동시에, 인복이 많은 것 같다며 배우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모범택시2’가 흥행을 거둔 것에 대한 기분이 어떤가.
시즌1 때 시청자분들이 보여준 관심과 응원이 있었기 때문에 시즌2가 만들어 질 수 있었는데, 시즌2도 많이 사랑해줘 그저 감사한 마은 뿐이다.
‘모범택시2’ 집필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은?
모범택시는 우리시대의 우화라고 생각한다. 현실을 풍자하고 해학을 통해 부조리와 대항하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범죄오락 장르의 미덕을 살리되, 회피하거나 겉돌지는 말자라는 나름의 기준을 정해뒀다. 매 에피소드마다 어느 정도까지 찌르고 들어가는 것이 최선일까를 고민했던 거 같다.
시즌2의 키워드는 ‘부캐의 향연’ 그리고 ‘기억’이었다. 기억해야 되찾을 수 있는 게 있다는 것을 중심 메시지로 놓고, 우리가 한켠에 묻어두고 넘어갔던 사건들을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고민을 담아 시즌2의 에피소드들을 정하고 작업했다.
↑ 케이퍼 드라마의 진수 ‘모범택시’가 사악한 빌런들과의 전쟁을 승리로 끝내면서 완벽하게 마무리 됐다. 사진=SBS |
다시 만나게 되어서 너무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었다. 작업하는 내내 작업실에 배우들 사진을 붙여 놓았는데 볼때마다 의지가 됐다. 인복이 좀 많은 거 같다.
배우들이 무조건적으로 저를 믿어줬다. 대본을 건네면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란 의견도 없었다. “대본에 무엇이 있든 나는 그걸 해내는 걸 보여주겠다”라고 제훈씨가 저한 테 한 말이다. 표현은 안 했지만 다른 무지개 식구분들도 마찬가지였던 거 같다. 작가로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영광이자, 동시에 부담이 되기도 했었다. 이런 엄청난 믿음을 보내는 분들께 보잘 것 없는 대본을 내밀 수는 없으니깐.
이제훈 배우의 고민과 노력이 만들어낸 부캐플레이들은 저에게는 정말 감탄의 연속이었다. 도기 외에도 장노인으로 분한 김의성 배우, 신혼커플로 큰 매력을 발산했던 표예진 배우, 순백교도로 위장한 배유람 배우, 법사도우미로 위장해 맹활약을 펼쳤던 장혁진 배우까지도 부족했던 대본의 빈부분을 넘치게 채워줬다. 다시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또 드라마를 보며 항상 감탄했던 순간은 오프닝에 무지개 식구들이 일렬로 나올 때, 시골에서 모든 멤버들이 현장에 투입돼 활약을 시작할 때, 의료사고 에피에서 모든 멤버들이 병원에 잠입해 들어올 때. 다섯 멤버들이 하나가 돼서 걸어올 때마다 늘 벅찬 느낌이 들었다.
온하준은 복잡하고도 단순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싸워서 이기는 것만이 정답이라는 방식으로 길러진 아이, 그 안에 뭔가 소중한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막연한 공허함을 가진 캐릭터. 이런 캐릭터를 통해 무지개 택시를 추격하는 의문의 세력, 그리고 시즌2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기억해야 되찾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의미를 집합적으로 담아내고자 했다. 신재하 배우가 가진 선악을 오가는 얼굴과 눈빛이 온하준을 완성시켰다고 생각한다.
시즌3 제작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무지개 운수 다섯명이 없는 모범택시는 상상하기 힘들다. 반대로 이 다섯명이 함께라면 더없이 즐거운 작업이 되겠죠. 무지개 운수 식구들이 다시 가자고 하면 저는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할 거 같다.
버닝썬 게이트를 비롯해 대부분의 에피소드를 실화 기반으로 다뤄서 화제였다. 주제 선정과 복수 방법 등은 어떻게 선택했는지, 또 ‘나는 신이다’ 등으로 사이비 종교에 관심이 쏟아지던 시기에 시기 적절하게 떨어졌던 사이비 에피소드 등을 다루면서 통쾌함을 느꼈을지 궁금하다.
저도 깜짝 놀랐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 싶었다. 또 한 편 생각해보면, 이 범죄가 반복적으로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거잖아요. 사이비 종교 에피소드를 집필하면서, 저는 믿음을 이용해 흥한자 그 믿음때문에 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 법사도기를 통해서요.
김도기 캐릭터가 시즌1에 비해 더욱 히어로스러워졌다, 캐릭터가 너무 사기다라는 말이 있어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이런 반응에 대한 생각은?
시즌1의 여러 사건들을 온몸으로 겪었으니 그만큼 더 능력치가 올라가지 않았을까요? 무지개 멤버들과 택시의 능력치도 마찬가지구요. 동시에 채워줘야 하는 카타르시스 함량도 높아져야 하는 거 같다.
↑ 케이퍼 드라마의 진수 ‘모범택시’가 사악한 빌런들과의 전쟁을 승리로 끝내면서 완벽하게 마무리 됐다. 사진=SBS |
누구나 마블 같은 어떤 유니버스를 가끔 꿈꾸지 않나 생각한다. SBS는 이미 좋은 명품 드라마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니 SBS 유니버스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드라마와 드라마가 만나고, 이야기와 이야기가 서로 연결되고 확대되며 거대한 드라마 유니버스가 성공적으로 만들어지면 너무 재밌을 거 같다.
이제훈 배우의 인연으로 출연하게 된 남궁민 배우가 천변으로 출연하면 어떨 거 같냐는 얘기에 바로 이단 감독님한테 전화를 했다. 도기가 천변 변호사 사무실에 등장하는 것도 재밌을 거 같아서 천변 세트장 이용가능한 지 알아보려고요. 안타깝게도 벌써 철거 작업을 시작해서 천변 세트장을 이용하진 못했지만, 택시 회사에 천변이 찾아와 자판기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흥미로울 거 같았다. 천변과 자판기 커피도 남다른 인연이 있으니.
그 덕분에 9-10부의 비워져 있던 부분을 정말이지 차고 넘치게 남궁민 배우가 채워 줌으로서 비로소 이야기가 완성이 되었던 거 같다.
1호 택시 기사는 언젠가 꼭 보여주고 싶었던 캐릭터다. 도기 전에 어떤 택시기사가 있었다면, 그것에 가장 어울리는 배우는 김소연 배우라고 생각한다. 또한 마지막 피날레와 또 다른 서사를 상상하게끔 만들어준
끝으로 한 마디 한다면.
‘법대로 해’ 라는 말이 가해자들의 무기로 쓰이고, 피해자들에게 협박 수단으로 쓰이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모범택시의 운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죽지 말고 전화하세요. 우리는 당신의 억울함을 듣고 싶습니다.’
[안하나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