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촉법소년이 경찰관 배를 걷어차고 "맞짱 뜨자 XX야"

온라인서 30초 분량의 영상 확산…누리꾼들 "촉법소년 폐지하라"
경찰, 물리력을 사용했다가 사소한 규정 위반으로 곤욕 치를 수도 있어

↑ 지구대 혹은 파출소로 보이는 공간에서 수갑을 찬 소년이 경찰관에게 발길질 하고 있다.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이 경찰관을 발로 걷어차고 욕설을 퍼붓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26일 온라인에 확산한 '대한민국 14세 근황'이라는 제목의 약 30초짜리 영상에는 파출소 안에서 수갑을 찬 한 소년이 경찰관을 향해 행패를 부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이 소년은 "이거(수갑) 풀어달라 너무 꽉 묶었다"고 요구하는가 하면, '불리할 때만 존댓말을 쓰냐'며 꾸짖는 경찰관의 배를 몇차례 걷어차기도 했습니다.

옆에 있던 다른 경찰관이 저지시키는 와중에도 이 소년은 "맞짱 뜨자 XX야"라고 하는 등 거친 욕설을 내뱉습니다.

↑ 온라인에서 확산 중인 '대한민국 14세 근황'이라는 제목의 영상. 지구대 혹은 파출소로 보이는 공간에서 수갑을 찬 소년이 경찰관에게 발길질 하고 있다. / 영상 = 온라인커뮤니티

↑ 지구대 혹은 파출소로 보이는 공간에서 수갑을 찬 소년이 경찰관에게 주먹질을 하고 있다. / 영상 = 온라인커뮤니티

경찰에 따르면, 이 소년의 나이는 만 13세로 지난 17일 택시요금을 내지 않아 충남 천안동남경찰서 관내 파출소에 붙들려갔습니다.

경찰관에게 발길질을 하고서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인 탓에 보호처분만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누리꾼들은 "경찰 공무집행 방해는 미성년자라도 강하게 처벌해야 하는 거 아니냐", "촉법소년 폐지하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경찰관의 소극적인 제압 태도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는데, "강하게 제압했다가 과잉진압이라고 부모가 고소할 수도 있다"는 등 경찰관을 옹호하는 댓글이 더 많았습니다.

경찰청 예규인 '찰관 물리력 행사의 기준과 방법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상대가 폭력을 행사하는 등 심각하게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 경찰도 손바닥이나 주먹·발·경찰봉으로 중요부위가 아닌 신체를 가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물리력을 사용했다가 사소한 규정 위반으로 곤욕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일선에서는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청소년에 대해서는 일반인보다 낮은 수준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허경미 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조선일보에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이고 사람을 해할 물건을 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권력을 강하게 행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아이에게 강하게 대응했을 땐 공권력 남용이나 과잉 진압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