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금지 시켰다더니…어린이 숨진 초교 앞 대형차 여전히 '쌩쌩'

【 앵커멘트 】
2년 전인 2021년 3월, 인천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집에 가려고 길을 건너던 초등학생이 화물차에 치여 숨졌죠.
인천항 근처이고 화물차가 많을 수밖에 없어 위험하기로 악명이 높은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경찰이 화물차 통행을 금지했는데요.
지금은 좀 안전해졌을까요?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2년 전, 11살 초등학생이 25톤 화물차에 치여 숨진 한 초등학교 앞입니다.

그해 9월부터 경찰은 오후 1시에서 4시 사이 학교 앞 대로 1.1km 구간에는 적재량 4.5톤 이상, 총 중량 10톤 이상인 화물차와 특수차의 통행을 아예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캠코더까지 들고 단속하는데도 집채만 한 차들이 몇 분에 한 대꼴로 지나갑니다.

2년 전 사망 사고가 난 바로 그 횡단보도로도 아이들 앞으로 대형 화물차가 쉴 새 없이 지나갑니다.

하교 시간에 아이를 데리러 온 한 엄마는 사고 이후에도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학부모
- "(아이가) 갑자기 탁 뛰어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트럭은 높으니까 아이를 잘 못 보시더라고요. 내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그동안 이곳에서 단속된 화물차는 지난해에만 2,256대, 1년 5개월 동안 적발된 총 건수는 3,800대가 넘습니다."

우회도로 대신 가던 길로 가려는 운전자들도 문제이지만 경찰 단속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통행금지 도로라는 걸 알리는 표지판은 글자가 너무 작아 알아보기 어렵고, 도로에 이미 진입하고서야 뒤늦게 나타나는 진입금지 표지판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교통안전 봉사자
- "내비게이션에 (통행금지 구간이라고) 찍히지를 않아요. (상당수는) 모르는 차들이 오는 것이고 일부러 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꼭 화물차나 대형차가 아니어도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사고는 한 해 500건 안팎씩 일어납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더 실질적인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