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와 인천 등을 시작으로 한 전세사기 피해가 서울 강북권에서도 터질 조짐이 엿보이고 있습니다.
성북구와 중랑구 일대에서 20곳이 넘는 50억대의 전세보증금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 한 명의 이 집주인은 100곳이 넘는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혁재 기자가 단독으로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성북구의 한 신축 빌라.
3년 전 취업에 성공해 직장과 가까운 이곳에 전세계약을 맺은 A 씨는 3억 원에 가까운 전세보증금을 못 돌려받게 됐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전세사기 피해자(서울 성북구)
- "제가 입주하고 나서 한 달 반, 두 달 정도 뒤에 OOO으로 임대인이 바뀌었어요. 빨리 집을 빼고 싶으면 부동산에 제가 더 돈을 얹어줘서 세입자를 더 빨리 제가 구해라라고…."
▶ 스탠딩 : 이혁재 / 기자
- "이곳 빌라에서 파악된 해당 임대인의 전세사기 피해우려만 3건이 넘는데, 일부 세대는 압류까지 당했습니다."
성북구의 또다른 빌라에 3억 원이 넘는 생애 첫 전세집을 구한 B 씨 역시 전세보증금을 모두 날릴 처지입니다.
▶ 인터뷰 : B 씨 / 전세사기 피해자(서울 성북구)
- "보증보험 가입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가 40%밖에 안 되냐라고 물어봤었을 때 안 되는 게 일반적이다…. 민사든 형사든 소송을 하려고 이제 변호사들을 알아보고…."
피해자들은 집값보다 전세금이 많았는데도 집주인이 보증보험을 들어준단 말을 들었다가 낭패를 보게 됐습니다.
이처럼 '깡통전세' 피해는 성북구뿐 아니라 인근의 중랑구에서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C 씨 / 전세사기 피해자(서울 중랑구)
-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으면 나는 임대 보증금을 줄 수가 없어요'. 자기는 하나도 손해 보고 싶지 않고 그러면서 이제 세입자들한테는 계속 기다려라…."
전셋값이 여전히 시세보다 높다 보니 세입자는 구해지지 않는 상황.
현재 피해 가구는 20여 곳에 금액도 50억 원이 넘는데 절반 이상이 강북 지역입니다.
일부 건물은 전세사기로 구속된 빌라왕 이 모 씨가 투자한 빌라였고,
일부 피해자는 되레 협박죄로 형사고소까지 받아 조사를 받았습니다.
집주인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세부담이 크고 전셋값이 떨어져 상황이 어렵다'며 "반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6년부터 임대사업을 했다고 주장한 임대인은 100여 채의 집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서울 강북권을 중심으로 한 전세사기 폭탄이 터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재입니다. [yzpotato@mbn.co.kr]
영상취재: 김회종 기자·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이주호
그 래 픽: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