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아기 14분간 눌러 숨지게 한 원장…검찰은 "19년형 짧다" 항소

"1심 법원 살인 고의 인정하지 않아"

↑ 20일 수원지법 형사15부의 판결선고 직후 피해 아동의 어머니(오른쪽 검은 옷)가 주저 앉아 오열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낮잠을 자지 않는다'며 9개월 남아를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19년이 선고된 어린이집 원장의 1심 판결에 검찰이 모두 항소했습니다.

오늘(26일) 수원지검 공판부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를 받는 어린이집 원장 66세 A 씨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10일 당시 생후 9개월이었던 피해 아동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엎드린 자세로 눕히고 머리까지 이불을 덮어 쿠션을 올린 뒤 그 위에 엎드려 약 14분간 압박, 질식사시킨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앞서 지난 20일 수원지법 형사15부는 A 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징역 19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등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 명령을 내렸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가 아동을 재우려고 한 것이며, 방석 등을 통해 아이에게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려 한 점, 아이가 숨을 쉬지 않자 119 신고하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멈추지 않은 바 검찰의 증거 만으로 피고인에게 아이를 죽여야겠다는 확정적 고의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피해 아동을 억지로 재우기 위해 원장으로 해서는 안 되는 학대 행위를 수십 차례에 걸쳐 반복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바 범행 결과가 중대하다"며 "피해 아이는 고통을 호소하지도 표현하지도 못한 채 고귀한 생명을 잃었고, 부모는 큰 상처와 고통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범행 동기 및 수법에 비춰 피의자 김 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돼 아동학대살해죄로 기소하고, A 씨가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전혀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항소 이유에 대해 "1심 법원은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고, 19년의 선고형 역시 이에 미치지 못해 이를 시정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