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나쁜 집주인 홈페이지 캡처 |
전세 사기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인들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사이트가 등장했습니다.
'나쁜 집주인'이라는 홈페이지에는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인들의 이름과 사진, 생년월일과 주소 등 신상 정보가 공개돼 있습니다.
주택 1000여 채를 보유하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사망한 이른바 '빌라왕' 김모 씨, 집 보기 TV 예능까지 나오며 인지도를 높여 놓고 400명의 보증금을 떼먹은 중개 보조원 이모 씨 등의 신상 정보가 있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모임 커뮤니티와 전세 사기 예방법 등의 게시물도 정리돼 있습니다.
운영자는 이메일로 '나쁜 집주인'에 대한 서류와 제보를 받아 검토한 후 임대인에게 신상 공개 사실을 통보합니다. 그런 뒤 2주 후, 홈페이지에 신상을 공개하는 방식입니다.
악성 임대인을 공개해 전세 사기 추가 피해자들을 막겠다며 한 개인이 만든 사이트입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들과 전세 계약을 앞둔 사람들의 경우 형사 처벌 만으로 수많은 전세 피해 사례를 막을 순 없다며 신상 공개를 옹호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사적 제재와 명예 훼손 우려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민감한 개인 정보를 사적으로 공개하는 경우 법적으로 처벌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의 신상 정보를 공개한 사이트 '배드파더스'의 운영자 구본창 씨도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에서는 신상 정보 공개 행위가 공익성이 있다고 판단해 무죄가 선고됐지만, 2심 재판부는 공익보다는 비방의 목적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벌금 100만 원의 선고유예로,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불복한 구 씨는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편, 악성 임대인의 신상을 공개하는 법안은 이미 마련된 상황입니다.
국회는 지난 2월 27일 상습적으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악성 임대인의 신상을 공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오는 9월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공개 대상은 임대인이 전세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HUG가 대신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내준 경우 중 총 2억 원 이상의 보증금을 변제하지 않고 구상채무 발생일로부터 3년 이내에 2건 이상의 반환을 이행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