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 구의회 의장들이 돌아가면서 매달 의장협의회 회의를 여는데요.
비용내역을 입수해 들여다보 보니 식비와 기념품으로 수백만 원의 혈세를 썼습니다.
게다가 밥값은 실제보다 낮추고 기념품 가격은 높이는 등 결재 서류를 조작한 의혹도 드러났습니다.
신혜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형 예식장.
지난해 12월 21일, 서울시 25개 자치구 의회 의장들이 이곳에 모여 월례회의를 열었습니다.
MBN이 입수한 집행내역서를 보면, 이번 모임을 주최한 동대문구의회는 장소 대관료 180여만 원과 식비 360만 원, 총 540여만 원을 지출했습니다.
이날 120명이 참석해 1인당 밥값으로 3만 원을 썼다는 건데 웨딩업체의 말은 달랐습니다.
▶ 인터뷰 : 웨딩업체 직원
- "네 000 예약실입니다. 120명, 4만 5천 원씩 식대가 540(만 원)이네요."
동대문구의회가 청탁금지법 기준에 맞추려고 식비를 3만 원으로 낮춰 허위 기재했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 인터뷰 : 동대문구의회 관계자
- "계약서를 보관하는 게 없더라고요. 저희가 잘못을 가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어서…."
의장들에게 나눠준 기념품 가격과 수량도 조작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 스탠딩 : 신혜진 / 기자
- "월례회의에 참석한 구의회 의장들은 이날 기념품으로 이 방짜유기 수저세트도 받았습니다."
동대문구의회는 4만 5천 원짜리 수저세트를 60개를 샀다고 내부결재를 했으나, 의회 내부 관계자는 개당 2만 7천 원에 100개를 구매했다고 털어놨습니다.
▶ 인터뷰 : 동대문구의회 관계자
- "여유 있게 마련을 한다고 하면서 100개 정도 수량을…."
해당 방짜유기 수저세트의 가격을 알아봤더니 2만 7천 원에 가까웠습니다.
▶ 인터뷰 : 방짜유기 상인
- "만 4천 원 먹히겠는데? 한 벌에. (두 벌이면) 2만 8천 원이네요."
당시 기념품 업체를 이태인 의장이 선정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 인터뷰 : 동대문구의회 관계자
- "업체를 끼고 와서 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
업체 주소지로 찾아가봤습니다.
다세대주택 지하 1층인데 사무실이나 공장이 아니었고, 그곳에 사는 주민은 수저세트 업체 대표를 전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여러 의혹에 대해 동대문구의회 의장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 인터뷰 : 이태인 / 동대문구의회 의장
- "(의장님과 상관없는 일이다?) 그럼요. 전혀 없어요. (그런데 최종 결재자도 의장님이시던데요?) 그렇죠. 최종 결재자는 의장이지만…. (책임이 없으시다?) 전혀, 그럼요."
국민권익위는 동대문구의회의 허위 경비 처리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MBN뉴스 신혜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석·전범수 기자, 김민승 VJ
영상편집 : 김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