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결·악취 ‘눈살’… 미화원들 곤욕
“변기 위에 올라 앉지 마세요.”
코로나19 완화로 관광객이 급증하며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도 크게 늘어난 가운데 환경미화 직원들의 고충이 알려졌습니다.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인천공항을 찾는 국제여객이 2019년의 64% 수준으로 회복될 정도로 공항은 점차 붐비고 있습니다.
공항이 붐비면서 화장실을 올바로 사용하지 않은 이들이 저지르는 ‘돌발상황’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화장실에서는 변기 위에 올라앉지 말라는 직관적인 그림과 함께 ‘변기에 앉아서 사용해달라’는 문구가 한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총 4개 국어로 쓰여 있는 안내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부 외국인들이 좌변기 위에 올라앉아 쪼그린 상태로 용변을 보거나 혹은 거꾸로 앉아서 일을 보는 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재래식 화장실 사용이 일반화된 나라에서 도착하는 항공편이 이용하는 제1터미널 화장실에서 이 같은 일이 빈번히 발생해 환경미화원들이 곤욕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타인의 신체 일부가 닿았던 곳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극도의 민감함을 가진 외국인들이 변기 위에 올라 앉아 용변을 보는 것으로도 추정됩니다.
화장실 사용 문화 차이에서 생기는 일로 치부하기에는 화장실 청소가 만만치 않아 환경미화원들이 비지땀을 쏟고 있습니다.
변기커버를 전부 손수 닦고 씻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소변이 변기 주변으로 튀어 악취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사례가 이어지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화장실 문 앞에 변기 위에 올라앉아 이용하지 말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인천공항 한 환경미화원은 “공항을 찾는 외국인이 늘면서 하루 1∼2번씩 변기에서 본 용변을 청소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변기 위 사용은 여성화장실에서 소변을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변이 변기 주변에 튀
환경미화원은 “냄새 제거를 위해 약품을 이용한 소독까지 하고 있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국내 일부 공항에서는 버튼을 누르면 변기커버 비닐이 한 번씩 교체되는 시설을 갖추기도 했으나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