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선순위 채권을 가진 금융기관은 120곳이 넘고, 소재지는 전남 해남과 강원 태백, 경북 울진 등 전국 곳곳인 것으로 MBN 취재 결과 파악됐습니다.
인천에서 수백 km 떨어진 곳이 허다한데, 건축왕은 어떻게 전국에서 돈을 빌릴 수 있었을까요?
최윤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 자 】
인천 미추홀구 피해자대책위가 조사한 근저당 업체들 목록.
여기에 MBN이 입수한 '건축왕'의 물건지 리스트를 더해 분석했더니,돈을 빌린 금융기관은 120곳이 넘고, 대부분 협동조합이나 금고 등 상호금융기관들입니다.
소재지를 찾아봤습니다.
남쪽으로 해남과 목포, 남원, 영광. 동쪽으로는 동해 태백, 삼척. 심지어 섬인 백령도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상호금융은 통상 은행보다 대출받기가 수월한데, 멀리 떨어진 곳이면 인천 부동산 시세를 잘 모를 수 있고, 땅만 있으면 대출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입니다.
▶ 인터뷰 : 대출 상담사
- "2금융권은 지점장이나 조합장의 권한이 많다고 봐야죠. (먼 곳은) 누가 대출 갖고 오시면 다 해주셨겠죠. 물건이 있으니."
대출 브로커가 건축왕에게 전국 곳곳의 금융기관을 알선했을 가능성도 큽니다.
▶ 인터뷰 : 부동산 대출 상담사
- "2금융은 대출 피(수수료)가 많아요. 1~2% 수수료를 받아 N 분의 1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연계해주는 분들 많이 받으셨을 거예요."
건축왕이 무차별적으로 빌린 자금이 결국 전세사기의 원인이 된 만큼 자금 조달 과정 전반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최윤영입니다.
[ 최윤영 기자 / choi.yoonyoung@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