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진우X신명근 인터뷰 사진=김재현 MK스포츠 기자 |
최근 현진우와 신명근은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이날 ‘나의 영토’와 관련해 진솔한 이야기를 펼쳤다.
현진우는 1999년 1집 앨범 ‘그 사람이 보고 싶다’로 데뷔해 ‘쿵짝인생’ ‘고로해서’ ‘빈손’ 등 다양한 노래를 선보였다. 또한 정통트로트의 색을 진하게 보여줬으며, ‘나의 영토’로 유쾌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신명근은 뮤지컬 배우로 데뷔해 JTBC ‘팬텀싱어2’에 출연, MBC 오디션 프로그램 ‘트로트의 민족’을 통해 트로트에 본격 도전했다. 이후 MBN ‘불타는 트롯맨’을 통해 또 한 번 트로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현진우의 ‘나의 영토’를 선곡해 ‘주부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두 사람은 트로트에 대한 크나큰 애정도 드러냈다. 더불어 ‘나의 영토’로 맺어진 인연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이야기를 펼쳤으며, 앞으로 더욱 돈독해질 선후배 관계를 예고했다.
↑ 신명근 ‘나의 영토’ 사진=김재현 MK스포츠 기자 |
Q. ‘더 트롯쇼’에서 ‘나의 영토’로 듀엣 무대를 펼치게 됐다. 이 무대가 성사된 계기는 무엇일까.
A. 현진우: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이 됐다. 내가 원곡자고 신명근도 열심히 활동하면서 (성사됐다). 서로 색이 다르다. 나는 트로트만 걸어왔고, 명근씨는 뮤지컬이나 다른 색깔이 좀 있다. 노래 색깔이 다르다. 트로트와 뮤지컬의 화합이 잘 맞을까 걱정도 된다.
Q. ‘나의 영토’로 맺어진 인연, 두 사람의 첫만남도 궁금하다.
A. 현진우: 신명근이 방송에서 ‘나의 영토’ 부르는 걸 봤다. 마음을 먹고 찾으면 찾을 수 있었지만, 우연치않게 뵐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게 오늘인 것 같다. 오늘 처음 만났다. 보통 연예인들과 관련된 글에 댓글을 잘 안달지 않나. 신명근 씨가 하는 건 내가 댓글을 다 단다. ‘원곡자인데 밥 한 끼 하자’고 남겼다. 서로 바쁘다 보니까 이제 휴대폰 번호를 주고 받았으니까 자주 만날 것 같다. 방송을 보는 대중들은 연예인으로서 보겠지만, 노래 부르는 사람들은 ‘저런 노래를 부르는데 실제 성격은 어떨까’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내면이 보인다. 명근씨 보고 저 친구 실제 키가 되게 클 것처럼 보였는데 상당히 크더라. 젠틀하게 봤는데 아직까지는 그 느낌이 정확하다. 술 한 잔하면 재밌을 것 같았다. 음악적 이야기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A. 신명근: 주변 지인들 통해서 뵐 수 있었는데 오늘 처음 뵀다. 한 다리 건너면 알 수 있었는데 들리는 소문에 되게 좋아하신다고 들었다. 지인들이 그 댓글 캡처를 보내주기도 했다.
Q. ‘불타는 트롯맨’에서 ‘나의 영토’를 선곡한 이유도 궁금하다.
A. 신명근: 노래가 좋고, 현진우 선배님의 영상을 보면 안무도 재밌다. 거기에 좀 더 살을 붙여서 하면 여기서 이 경연 프로그램에서 특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경연자들이 부르는 게 비슷하다. 좀 서정적이고 이런 누구나 좋아하는 멜로디는 다 있는데 이 노래는 특별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선곡하게 됐다.
Q. ‘나의 영토’ 무대가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을까.
A. 신명근: (현진우의) 영상을 많이 보기는 했다. 춤도 따라서 춰봤다. 여러 가지 해보다가 이게 경연 프로그램이라 혼자 나가야 했다. 댄서분들이 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하다가 이거저거 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우연히 마트에서 보게 된 국자라던지 인터넷을 보고 망토를 보다가 하나씩 사게 됐다. 제작진분들에게 보여드렸는데 좋아해서 그 방향으로 계속 발전시켜나갔다.
Q. 신명근은 ‘나의 영토’를 통해 ‘주부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를 본 현진우도 뿌듯했을 것 같다.
A. 현진우: 퍼포먼스는 상상 이상이었다. 나와 다른 색깔을 명근씨가 보여줬다. 처음에 ‘불타는 트롯맨’ 녹화를 하고 심사위원석에 내가 아는 선배님들이 많이 계셨다. 늦은 밤에 전화가 많이 왔다. 소식을 미리 접했다. 녹화를 하고 본방송에 들어가기까지 한 달 남짓 정도 걸렸는데 그 방송을 꼭 보라고 하더라. 그분들이 ‘신명근’이라는 이름은 말 안해줬다. 방송 송출 전이고, 편집될 수도 있는 거라 보안을 지켰다. 방송 날짜를 기다리면서 보는데 떨리더라. 이 친구가 누군지도 모르고 ‘혹시 편집 당했으면 어떡하지? 2회차에 나오면 어떡하지?’ 했다. ‘기왕이면 1회차에 나오면 시청률도 잘 나와서 좋을텐데’ 생각했다. 심지어 ‘비는 안오나. 확 쏟아져서 사람들이 밖에 안 돌아다니게’라는 생각까지 했다. 신명근 씨는 당사자라 더 떨렸을 거다. 조용히 그걸 지켜봤던 나는, 신명근 씨가 나오는 순간 느낌적으로 알았다. ‘나의 영토의 신명근’이라고 소개를 하지도 않았는데, 다음 참가자라고 했는데 알겠더라. 아니나 다를까 ‘나의 영토’가 뜨더라.
Q. ‘나의 영토’ 가사가 굉장히 가정적인 매력이 담겨 있다. 실제로 두 사람은 이와 비슷한가.
A. 신명근: 요즘에 그러지 않으면 쫓겨난다. (웃음) 요리를 잘하지는 못하고 진짜 간단한 김치찌개 정도? 요리를 막 해서 뚜껑을 열고 ‘짜잔~’ 이런 거는 아니고 집에서 먹는 정도는 한다. 선배님께서 아내 분이 행복해 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좋아하신다고 이야기해주셔서 공감이 됐던 게 뭐냐면, 그런 것도 행복하고 그런데 아내가 집안일이나 내가 할 수도 있는 일인데 둘 다 할 수 있으면 내가 한다. 아내가 해서 힘들어하고 지쳐 있는 모습을 보는게 더 힘들다. 그렇게 쓰러져서 ‘아~ 힘들어’라고 하면 내가 더 힘들다.
A. 현진우: 걸레로 바닥을 밀 때도 남편들이 해야 더 깨끗하다. 설거지를 다 한 다음에 마른 행주로 닦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그런 맛에 설거지하는 것 같고. 명근 씨도 오랜 시간 음악 활동을 해왔고, 나는 24년 차이다. 명근 씨는 뮤지컬과 다른 장르로 했고, 나는 클럽부터 했다. 야간업소 클럽부터 해서 수도권 다니다 보면 안가본 곳이 없다. 수입이 불규칙하지 않나. 명근씨도 그럴 거다. 잘 벌 때는 잘 벌고, 못 벌 때는 손가락 빠는 시간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못 벌면 집사람 한숨 소리도 깊어진다. 아이도 많은데. 밖에 나가면 외박 같은 거 엄청한다. 축제철 같은 경우에는 3일에 한 번 꼴로 외박이니까 어찌 불안한 마음이 없겠냐. 그런 거 보면 미안하다. 의외로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명근씨도 그렇고 현대인들이 주부님들한테 잘하는 것 같다. 안 그러면 밥 얻어먹지도 못한다. 옛날처럼 큰소리 못친다.
Q. 그렇다면 ‘나의 영토’ 가사가 공감이 갔나.
A. 현진우: 우선적으로 내가 걸어왔던 음악은 정통에 가까웠다. 속칭 완뽕이라고 한다. 정통트로트를 많이 했었는데 소속사에서 이 곡이 SNS로 전달이 됐다고 ‘들어보셔라’ 하더라. ‘이거 할 테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거였다. ‘어디 여자가!’라는 가사를 듣는데 웃기더라. 다른 가수가 부른 가이드로 전달해 줬던 거라 듣는데 웃음이 나오고 끝까지 듣게 되더라. 1절이 끝나고, 3분 30초가 끝나고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은 정장이었다면, 이거는 찢어진 청바지였다. 전혀 다른 색이라 할 수 있을까 했다. 뒤에 댄서가 붙게 되고 아직도 그 어색함이 다 사라진 건 아니다. 이 노래 자체가 명근씨는 아실텐데 한번도 쉬지 않고 달려간다. 바쁘다. 1절과 2절 가사가 조금씩 다르다. 전골 냄비가 빨래가로 바뀌고, 나의 영토가 나의 도구로 바뀐다. 살짝 살짝 바뀌니까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건지 가사가 까탈스러운건지 모르겠는데 여차하면 가사 까먹는다.
A. 신명근: 가사가 조금씩 다르다. 이것은 나의 영토야 할 때도 있고, 너무 헷갈린다. 이곳은 나의 도구야 조금씩 다르게 할 때가 있다. 노래가 쉴 수가 없으니까 지나가 버린다. ‘불타는 트롯맨’ 1라운드가 끝나고 이 노래가 유행가였다. 참가자들 사이에서 그랬다. 태진이부터 신성형까지 여기저기 대기실에서 ‘어디~’ 이랬다. ‘여자가’라는 부분은 단어가 다른 걸로 바뀌고.
↑ 현진우 ‘나의 영토’ 사진=김재현 MK스포츠 기자 |
A. 현진우: ‘나의 영토’가 1년이 채 안됐다. 5년 이내로 되면 반응이 있다고 하는 거다. 1년이 안되는 상황에서 신명근 씨가 펀치를 날려주고 ‘마이웨이’에서 내 생활을 보여주고. 요즘 축제철이니까 4월 2일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벚꽃축제를 했다. 테스트를 해보고 싶더라. 5천 명 정도 관객들이 있더라. 이 노래를 얼마나 알지 피부로 느낄 수 있지 않나. 가수는 오롯이 그 느낌으로만 느낌을 잡는 거다. 못 따라하면 ‘아직 갈길이 멀었구나’ 하는데, 마지막 앙코르 곡이 ‘나의 영토’였다. ‘요즘 신곡이 나왔다. 나의 영토이다’라고 하는데 조용했다. ‘어디~’하고 마이크를 넘겼는데 ‘여자가~’하고 따라부르더라. 적어도 3분의 2 이상은 불러서 건방지게 ‘나 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불타는 트롯맨’에 신명근 씨가 나올 때도 가족 다음으로 나도 간절히 바랐던 것 같다. 상위 클라스까지 가기를. ‘전국노래자랑’에서도 내 노래를 들고 나오면 최우수상까지 갔으면 좋겠다. 신명근 씨도 응원을 많이 했을 것 같다.
Q. 서로 다른 느낌을 가졌다고 했는데 각자 자신의 음악적 강점과 색깔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현진우: 개인적으로 편안한 옷은 정통 트로트이다. 템포가 적당히 느리면서 감정이 치우친 곡들을 좋아한다. 빠른 템포는 나와 맞지 않다. 넘어야 할 산이다. 정통에 가까운 색을 했었다. 명근 씨 자료를 많이 봐왔다. 심심할 때마다 잠들기 전에 봐보면 ‘나의 영토’ 가지고 나올 때 이 친구가 원래 성악을 했나. 보이스가 그래서. 퍼포먼스를 좋아하나 봤는데 다른 노래 자료가 있어서 보니가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하더라. 베이스 실력이 있구나 했다.
A. 신명근: 아무래도 지금까지 해왔던 게 클래식 음악을 많이 해왔다 보니까 성악 베이스고 서정적이고 한 노래를 했다. 그런 노래를 더 잘소화할 수 있다. 이 노래가 도전하는 곡이었다. 처음에 받았을 때 ‘어떡하지?’ 했는데 노래 자체가 너무 좋다. 잘 된 것 같다. 나의 장점이라고 하면 지금까지 해왔던 게 그렇다 보니까 클래식쪽인 것 같다.
Q. 신명근은 뮤지컬 배우에 성악까지 했다. 이를 보니 ‘트바로티’ 김호중이 떠오른다. 김호중은 성악부터 트로트까지 섭렵했는데, 도전 의식을 심어주기도 했을 것 같다.
A. 신명근: 그렇게 도전하게 된 계기가 있었던 것 같다. 트로트랑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 같다, 나도 도전을 해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실 ‘미스터트롯’도 그때 당시에는 관심 밖이었다. 그땐 ‘프로그램 이름이 이게 뭐야, 이름이 왜그래?’였는데 이제는 ‘내가 그때 도전했더라면 그것도 재밌었겠다’ ‘그게 있었기에 이런 생각이 드는 거다’라는 생각도 들더라. 다른 참가자들도 다른 장르에서 넘어왔다.
Q. 현진우는 최근 신곡 ‘사랑은 무죄’를 발매했다. 콘서트 생각은 없을까.
A. 현진우: 미리 준비를 해둬야 한다. 콘서트를 할 기회가 여러번 있었다. 자존심 때문인지, 히트곡이 손가락으로 셀 만해야 그림이 예쁘지 생각하고 안했다. 수익을 창출하자고 기성 선배님들의 노래만 부르게 되면, 그게 무슨 콘서트인가 싶더라. ‘나의 영토’가 사랑을 받으면서 그 때가 오는 것 같다. 콘서트, 디너쇼 등이 있다. 크리스마스나 어버이날 되면 인기 많은 선배님들이 콘서트, 디너쇼 하는데 나는 초대 받아서 디너만 하고 왔다. 주현미 선생님 콘서트에 내가 고정 게스트로 10년 정도 했다. 진짜 부러웠다. 디너쇼와 콘서트는 울릉도, 제주도 등에서 골수팬들이 오기도 한다. 잘 다듬어서 가급적이면 빠른 시간에 디너쇼와 콘서트를 무대를 서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때되면 단언컨대 당사자들이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 필요해서 주변에 어찌 선후배 아는 사람이 없겠냐. 이름만 들어도 아는 선후배님들이 많다. 지금 언뜻 생각에는 명근씨와 호흡 맞춰보는 것도 좋겠다.
Q. 신곡도 반응이 올 것 같나.
A. 현진우: 통할지 모르겠다. 이십 몇 년 일하면서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커서 물 흐르듯 살려고 채찍질 한다. ‘나의 영토’도 그렇고, 가수 생활 20년 쯤 다 되가서는 흐르듯 가자. 예전에는 크게 대중들 따라가기 바빴다. 어떤 스타일이 히트가 됐나를 갔다면 이제는 그것보다는 마음 비우고 ‘내가 재밌을 것 같다’라고 느끼거나, 매력을 느끼면 가보자다. 그게 대중들을 끌고 가는 거다. 연예인은 노래를 부르는 입장이니까, 대중을 따라가기보다 따라오게 만드는 것도 연예인의 운명 같다.
Q.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나 계획이 있나. 또 신명근은 팝페라, 뮤지컬 배우의 활동도 병행할 계획인가.
A. 신명근: 향후 계획은 멀리까지 세워본 적이 없다. 된 적이 없어서 지금 해야할 것, 내일 해야할 것이 우선이다. 내 곡이 없어서 내 곡을 내는 게 우선이다. 한 번도 곡을 내본적이 없다. 팝페라쪽을 했는데 신곡을 낸 적이 없이 그렇게 살았다. 곡을 처음 내보는 거라 좋은 곡을 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노래를 많이 듣고 있다. 좋은 노래라고 해서 좋게 들리는 거고, 이건 아예 처음 듣는 가이드분이 노래하신 완성되지 않은 노래를 상상하며 불러야 한다. 내가 상상하면 부르니까 도무지 모르겠다. 어떻게 고를지 좋은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듣고 좋아할까 이런 생각도 들고. 이번에 ‘나의 영토’라는 좋은 곡을 만나서 사람들을 알게 됐지만, 트로트를 계속해오던 분들이 트로트를 계속 이끌어가는 게 맞지 않나. 덩달아 나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트로트 가수로 시작하지만 조금 새로운 나만이 할 수 있는 노래도 할 거라 사랑해주시면 좋겠다. 전체적으로는 트로트
[이남경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