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8일) 베이징 한복판에서 불이 나 수십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담긴 영상들이 밤사이 인터넷에서 모두 사라졌다고 합니다.
누가, 어떻게 지웠을까요?
베이징 윤석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기자 】
건물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습니다.
한 남자가 창 밖으로 늘어진 흰 천을 잡고 위태롭게 내려오다 뚝 떨어집니다.
▶ 인터뷰 : 화재 영상 촬영자
- "아이고! 그래도 저 사람은 다행히 무사한 것 같네."
어제(18일) 오후 중국 수도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현재까지 3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부분 미쳐 병원을 빠져나오지 못한 고령의 입원 환자들입니다.
인터넷에선 사고 당시 현장 상황을 찍은 영상들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그런데 밤사이 인터넷과 SNS에서 사고 영상은 대부분 삭제됐고, 소방 당국의 브리핑 영상만 남았습니다.
베이징 한복판에서 발생한 화재인데다 늑장 대응 주장까지 나오자 당국이 검열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화재 신고 시간은 오후 1시, 진화 완료는 오후 1시 30분쯤이었는데, 당국의 발표는 오후 9시가 다 돼서야 나왔습니다.
일각에선 이 같은 검열이 '우루무치 화재' 후폭풍 경험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지난해 11월 우루무치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로 9명이 숨졌는데, 코로나19 봉쇄 설치물 때문에 진화가 늦어져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SNS에 퍼진 바 있습니다.
▶ 스탠딩 : 윤석정 / 특파원 (베이징)
- "이후 중국 곳곳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벌어졌고, 이는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베이징에서 MBN뉴스 윤석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