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가 돌았다는 의혹에 대해 정치권에서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이혁근 기자와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1 】
우선 민주당 분위기, 당연히 안 좋겠죠?
【 기자 】
요즘 의원들이나 당 관계자들에게 전화하면 가장 많이 하는 말 "인제 어떡하냐"입니다.
특히 문제를 수습해야 할 송영길 전 대표가 사실상 귀국을 거부한 데 대한 비판이 먼저 나오는데요.
"개인적 일탈"이라고 선 그어버린 송 전 대표의 태도에 실망했다는 반응 많습니다.
▶ 인터뷰 : 송갑석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비명계)
- "'개인적 일탈 행위다, 나와 아무 관련 없다, 귀국해서 따로 할 말 없다'고 말하는 송 전 대표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켜보며 당원과 국민은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 질문2 】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잖아요. 이 부분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어떻습니까?
【 기자 】
추가 압수수색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주는 검찰이 속도조절을 한다고 해도 다음 주쯤 의혹이 불거진 의원실을 검찰이 추가로 압수수색하면 여론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앞서 압수수색이 진행된 윤관석, 이성만 의원실 앞에서 오늘 저희 취재진이 기다리며 두 의원의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끝내 모습을 보이진 않았는데요.
윤관석 의원실은 잠겨 있었고, 이성만 의원실은 카메라가 보이자 문을 닫아걸었습니다.
【 질문3 】
그런데 친명계 의원들은 '돈 봉투가 식대 수준이다'라는 발언을 연이어 내놓고 있어요?
【 기자 】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 얘기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정성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어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돈 봉투에 담긴 금액이) 대개 실무자들의 차비, 진짜 소위 말하는 기름 값, 식대, 이런 정도 수준이거든요. 사실은."
사실 통화를 해보면 비슷한 얘기하는 사람, 정 의원 뿐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불법이란 걸 알기 때문에 공개적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얘기죠.
정 의원 역시 비판이 일자 "돈의 사용처를 추측하며 불필요한 얘기를 하는 실수가 있었다"며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장경태 최고위원이 정 의원과 비슷한 발언을 했습니다.
▶ 인터뷰 : 장경태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SBS '김태현의 정치쇼')
- "50만 원은 사실 한 달 밥값도 안 되는 돈이기는 하거든요."
- "정성호 의원이 어제 이 돈이 차비, 식대 수준이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그러면 그 말에 공감하시는 건가요?"
- "선거캠프는 오전 7시부터 저녁 11시까지 보통 돌아가거든요. 그러면 3끼를 해도 하루에 3만 원씩 30일이면 그만큼 금액이 들 텐데요."
【 질문4 】
친명계는 관행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은 것 같군요?
【 기자 】
이재명 대표에게까지 확산할 영향을 고려하면 파장을 축소하고 싶은 마음이 큰 걸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08년 '한나라당 돈 봉투 사건'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돈이 전달됐는데 이미 유죄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던 사안이죠.
당장 비명계에선 이런 안일한 발언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 질문5 】
이번 사건이 당내 계파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 이어지고 있던데, 이런 상황 이어지면 실제 우려에서 그치지 않을 수도 있겠어요.
【 기자 】
그렇습니다. 더구나 민주당은 다음 주 원내대표 선거가 예정돼 있는데요.
범친명계에서 김두관·박범계·홍익표 의원이 비명계에서 박광온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출마를 준비해온 이원욱 의원이 막판 후보 등록을 포기하면서 비명계 단일화가 이뤄진 셈인데요.
이번 돈 봉투 사건과 이를 수습하는 당 지도부의 움직임이 의원들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 앵커멘트 】
국내 상황이 이런데, 송영길 전 대표가 토요일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궁금합니다. 이혁근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그래픽 : 김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