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할 말 있으면 대통령에게 직접 해야"
"민심 외면 이유는 어려운 경제·외교 논란·개혁 실종 때문"
"한미 정상회담서 경제·안보 과제 중요"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민주당 수사에 적극 협력해야"
"신당 창당·총선 출마, 하나도 욕심 없다"
↑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 사진 = MBN '시사스페셜' 방송화면 캡처 |
22대 총선을 약 1년 앞두고 여야 모두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상황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때보다 나쁘다고 평가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16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에 출연해 이 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2016년 당시 '친박(親朴)'이라는 사람들이 완장차고 나서서 공천 파도를 일으키자 국민들이 외면해 버린 것"이라며 "그런데 그때는 총선을 불과 한두 달 앞두고 발생한 일인데, 지금은 총선을 1년이나 앞두고 벌써부터 상황이 안 좋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힘을 대통령 1인이 지배하는, 사장 비슷하게 이미 만들어 놓았다"면서 "대통령께서도 지배하는 권력만 가질 게 아니라 (권력에 대한) 책임도 느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대통령이나 당이 망하는 길로 가고 있는데, 나라와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가 가겠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저에 입주한 후 처음으로 공개 외출을 한 것에 대해서는 "건강한 모습으로 외출도 하시고 시민도 만나시고 좋다"면서도 "정치에 개입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개입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유 전 의원은 "지금 대구 경북에 가면 '최경환 전 부총리, 우병우 전 수석, 또 유영하 변호사 등이 어디 어디 출마한다'는 이야기들이 돌아다닌다"면서 "만약 그런 공천이 이루어지면 총선에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사진 = MBN '시사스페셜' 방송화면 캡처 |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려운 민생, 한일·한미 외교에서 잇따라 발생한 논란들로 국민들의 자존감이 상한 것, 그리고 윤 대통령이 약속한 연금·교육·노동 등 개혁들이 실종됨으로써 발생한 결과"라고 판단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수도권이나 중도·무당층, 그리고 청년층에서 압도적으로 부정평가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민심이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을 떠나고 있는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사진 = MBN '시사스페셜' 방송화면 캡처 |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떤 공천 원칙이 필요할 것 같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다양하고 좋은 인재들을 받아들이는 게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길"이라고 답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1순위는 당의 변화와 혁신이고, 2순위가 공천 등 인재영입"이라며 "제가 봤을 때 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은 검사들, 윤핵관들 그다음에 정무 장차관들, 대통령실에 비서들 또 김건희 여사 측근들, 이런 사람들을 아마 대거 공천하기를 바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기현 대표가 '검사 출신이 대거 공천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근거 없는 괴담'이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사실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민의힘과 거듭 갈등 상황을 빚고 있는 전광훈 목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종교인이 맞는지도 모르겠다"며 쓴소리를 뱉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정치인은 종교인의 통제를 받아라' 이런 망말을 하는 사람한테 우리 당이 끌려가면 너무 극우화된다"면서 "그렇게 되면 지금 마음이 떠나고 있는 수도권 중도·무당층·청년층에서 어떻게 되겠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이 확실하게 잘라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는 홍준표 시장의 말이 맞다. 김기현 대표가 처음부터 이 문제는 확실하게 정리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홍준표 대구시장. / 사진 = 연합뉴스 |
다만, "홍 시장도 이 모든 잘못의 책임이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쓴소리를 해야 한다"면서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 강한 태도는 고치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이달 말에 예정되어 있는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경제와 안보 과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동맹 70주년을 축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반도체 지원법이나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이 우리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우리 산업이 현재 중국과 경제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으로부터 우리가 어느정도 반도체 동맹을 하면서도 어느 정도는 중국하고 무역 투자 관계를 계속할 수 있는 여지를 대통령께서 꼭 만들어 오시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안보 과제에 대해서는 "북한 핵 문제는 우리 머리 위에 바로 닥쳐있는 문제"라면서 "북핵을 확실하게 억제하고 국민들께서 정말 안심할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을 얻어오시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 정보기관의 대통령실 도청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신뢰가 깨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아댱에서 비판하기 전에 내가 먼저 했다"면서 "미국도 도청 의혹을 부정하고 있지 않은데, 왜 우리 대통령실이 나서서 도청이 없었던 것 같이 이야기 하냐"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지난 가을 있었던 '바이든 날리면 사건'도 아무 것도 아닌 실언인데 대통령과 국민들 사이의 신뢰가 깨지는 데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냐"며 "이번에는 미국이 먼저 잘못했고 우리가 피해자인데 왜 우리가 먼저 나서서 가해자의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해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동맹 간에도 할 말은 하고 서로 당당하게 잘못된 것은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수천만 원 규모의 '돈봉투'가 오갔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아무 소리 하지 말고 검찰 수사에 무조건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 방탄에 문재인 정권 국정 실패한 것 비혼화하고, 이제 돈봉투 사건까지 터졌다"면서 "민주당은 조금이라도 딴소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는 "깨끗한 정치를 위해서 노력해 온 저로서는 이번 돈봉투 사건을 보고 '어떻게 저렇게 위선적이고, 타락하고 썩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잘못된 부패한 부분은 스스로 도려내지 않으면 국민들께서 위선과 타락에 대해 아주 큰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사진 = MBN '시사스페셜' 방송화면 캡처 |
한편, 신당 창당과 총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생각도 욕심도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저의 남은 정치적 소명은 정말 보수 정치 개혁이라는 결실을 맺는 것"이라며 "욕심이 눈꼽 만큼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