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이해관계가 없는 정치권의 전략통, 또 한 장관과 직간접적인 인연이 있는 법조계 인사에게 두루 전망을 물어봤습니다. (다행히 제 질문에 전화를 끊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첫 질문에 복수의 인사들은 이미 한 장관은 정치를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우문현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장관은 '정무직 공무원'으로 정치적인 판단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신분입니다. 실제로 한 장관이 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장소를 보면 법무부 청사보다 국회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국제청원 사이트에서는 한 장관 딸의 미국 대학행을 놓고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공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장관은 11%를 얻어 여권 후보군 중 1위를 기록했습니다.
↑ 출처=한국갤럼 |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대체로 출마에 무게를 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여권 관계자는 "여당 입장에서 총선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가용 가능한 인재들을 모두 동원하는 '올코트 프레싱’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총선이 치러진다면 수도권 전망이 밝지 않다"며 "한 장관을 비롯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모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야권 관계자는 흥미로운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의 '평행이론'을 내놨습니다.
↑ 조국 북 콘서트 참석한 조민 2023.4.11 출처=연합뉴스 |
향후 정치 행보는 하되 내년 총선은 출마하지 않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정치권을 대상으로 한 여러 예민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한 장관이 거센 외풍을 막고 있는데 만약 장관이 교체되면 수사가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후임 법무부장관으로 대안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 갑 당협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직행설이 꽤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 장관이 비록 보수의 유력한 차기 주자로 꼽히지만, 정치 구도상 유권자들이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 직후에 바로 검사 출신 대통령을 선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한 장관이 만약 차기가 아닌 그 이후를 노린다면 내년 총선 대신 2026년 지방선거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일각에서는 국무총리 입각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언론 인터뷰)
"(한 장관이) 국무총리를 하면 안되냐. 여러 부처의 업무를 통괄하니까 빨리 익힐 수 있는 그리고 국회 나가서 정치적 답변도 많이 해야 되고 여러 가지로 소양을 기를 좋은 기회니까 그렇게 기른 다음에 정치권에 들어와서 대통령을 해도 늦지 않지 않느냐?”
한 장관은 총선 출마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자 선을 명확히 그었습니다.
질문 : 총선 등판론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요. 오늘도 송파병으로 이사 간다는 내용이 보도됐습니다.
답변 :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나오는 얘기들은 저와는 전혀 무관하고. 제가 좀 신기한 게 보통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게 근거가 있어서 얘기가 나올 거로 생각했는데 정치권은 그렇지가 않네요. 송파병이라고 구체적으로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 '야, 신기하다'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최근에 재산등록 했잖아요. 거기 제 집 주소 나오잖아요.
출마를 고심 중인 정치인에게 당사자의 의지는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한 장관의 출마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도 영향을 끼칠 겁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23.1.26 출처=연합뉴스 |
총선이 다가올수록 정치 지형은 요동칠 겁니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 장관이 검사를 그만두고 정치권에 발을 디딘 순간 이미 호랑이 등에 탄 셈"이라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등판 타이밍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성식 기자 mods@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