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닭 피해 줄까"...개에 70cm 화살 쏜 40대 男 검찰 송치

"개가 보여 쐈지만 맞을 줄 몰랐다" 진술

↑ 지난해 8월 몸통에 화살이 관통된 개가 발견돼 제주시 등이 학대를 의심하고 조사에 나섰다. / 사진 = 제주시 제공

비닐하우스 옆을 지나던 떠돌이 개에게 70cm 길이의 화살을 쏜 4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오늘(13일) 40대 A 씨를 개에게 화살을 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추가로 확인된 동물 학대 범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해 8월 25일 오후 7시에서 9시 사이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서 길을 떠돌던 개에게 화살을 쏴 학대한 혐의를 받습니다.

개가 맞은 화살의 길이는 약 70cm로, 4번째 허리 뼈를 관통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2021년 8월께 주변 개들이 자신이 사육하는 닭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개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 압수된 화살 / 사진 = 제주서부경찰서 제공

이러한 이유로 해외 직구로 화살 20개를 구입했으며, 활은 나무와 낚싯줄로 직접 만든 것으로 확인됩니다.

A 씨는 "키우던 닭들이 들개에 피해를 봤다"며 "개가 보여 쫓아가서 쐈는데 우연히 맞았다. 맞을 줄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당시 개가 A 씨의 닭에게 피해를 주던 상황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피해견은 구조되자마자 화살 제거 수술 등 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발견 당시 낡은 목줄을 착용하고 있었으나 인식표나 등록칩이 없어 주인을 찾지 못해 현재 보호시설에 있습니다.

뒤늦게 '천지'라는 이름을 가진 피해견은 조만간 해외 입양 예정이라 전해집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