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이나 짜장면 같은 배달 음식 시키면서도 배달함 위생 상태가 어떨까 한 번쯤은 생각하게 되는데요.
마침 배달함의 위생 상태를 점검했더니, 통상 기준치보다 5배나 넘는 세균이 검출됐는데, 이게 배달함과 관련해서는 위생 가이드라인이 없다고 하네요.
제보M, 이규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짜장면과 치킨, 커피까지 국내 3대 배달 앱 이용자 천만 명 시대.
편리함 때문에 자주 찾지만 조리는 물론 배달되기까지 위생 상태가 염려가 되는 건 사실입니다.
▶ 인터뷰 : 조진서 / 서울 고덕동
- "주 1번 정도씩은 시켜먹는 것 같아요. 짜장면 같은 데서 철수세미가 나왔다거나 그런 글들을 보면 좀 찝찝해지는 거 같아요."
실제 지난해 상반기에만 식품위생법 위반이 3천 건 가까이 적발됐습니다.
그렇다면 배달 음식을 싣고 달리는 오토바이 배달함 위생 상태는 어떨까.
▶ 스탠딩 : 이규연 / 기자
- "세척한 지 4주가 넘은 오토바이 배달함의 세균오염도를 직접 측정해보겠습니다."
통상 공중위생 기준치인 400RLU를 훨씬 웃도는 2,900RLU가 나왔는데, 세척과 소독을 한 오토바이의 30배에 달합니다.
▶ 인터뷰 : 최경환 / 전국배달라이더협회 경기남부지회 사무국
- "형식이나 틀에 맞춰서 (세척)한 게 아니기 때문에 사실 청결하다고 주장을 드리기에는…바쁘게 움직이다 보니까 소홀함이 없지 않아…."
배달 기사 320명을 상대로 위생 점검을 했더니, 응답자의 20%인 63명은 배달함 세척과 소독을 모두 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3주 이상 세척을 하지 않은 배달함에선 기준치보다 많은 세균이 검출됐습니다.
▶ 인터뷰(☎) : 함승헌 /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비나 눈이 내리는 날씨나 음식에서 나오는 김에 의하여 습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배달함 안에) 미생물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수…."
식품위생법에는 음식을 배달할 때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해야한다고 돼 있지만,
식약처에서 배포한 가이드라인에는 배달함을 업무 시작 전후로 세척하라고 나와있을 뿐, 관리나 감독 규정은 따로 없습니다.
▶ 인터뷰(☎) : 식약처 관계자
- "어느 법에도 관리가 안 하고 있는 영역이에요. 식약처 소관은 음식이 직접 닿는 용기 기구 까지만이에요."
위생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배달함 속 내용물을 접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불안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규연입니다. [opiniyeon@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김현우 기자·신성호 VJ
영상편집 : 김경준
그래픽 : 고현경·이경희·이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