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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자M] “살려줘” / 내 집 마련 목사님 / 만 원 아파트?

기사입력 2023-04-12 19:01 l 최종수정 2023-04-12 19:49

사건사고와 사회 이슈들에 대해 들여다보는 사회기자M 정태웅, 한범수입니다.


1. “살려줘”

[한범수]
뭔진 몰라도 다급함이 느껴집니다?

[정태웅]
다급하다 못해 절박했을 겁니다. 사진 몇 장 먼저 보여드릴게요.

[한범수]
천장이 뜯겨 있고, 바닥은 난장판이고…. 화장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보죠?

[정태웅]
며칠 전 저녁 시간, 자신의 집 안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문이 잠겨 꼼짝없이 갇히게 된 김산 씨의 사연입니다.

▶ 인터뷰 : 김 산 / 제보자
- "샤워를 하려고 들어갔는데 문이 잠긴 거예요. 천장도 뚫어보고 유리를 깨뜨려서 문도 구멍을 내보려고 했는데, 이게 3~4시간 같은 작업을 하니까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정태웅]
당시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한 흔적이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었고요.

[한범수]
혼자 있는데 저랬으면 정말 끔찍했을 거 같은데요. 다행히 탈출에는 성공한 거네요?

[정태웅]
네, 5시간가량 시도하다가 결국 자포자기 상태에 빠졌는데요. 불현듯 책상 위에 있던 휴대전화 음성인식 기능이 떠오릅니다.

▶ 인터뷰 : 김 산 / 제보자
- ""하이 빅스비"라고 한번 해봤는데 부모님 번호를 일일이 읊었더니 인식이 되는 거예요. 연결이 된 거라 생각하고 계속 "119"를 얘기했죠."

[정태웅]
화장실이랑 반대편 책상 사이에 거리가 있어서 솔직히 처음에는 반신반의했거든요. 직접 재연해보니 연결이 되더라고요.

<현장음>
- 하이 빅스비, 정태웅 기자님한테 연락해 줘.

[한범수]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난 셈이네요. '하이 빅스비'의 기적! 아이폰이었으면 '시리야'라고 불렀으면 됐을 거고요.

▶ 인터뷰 : 김 산 / 제보자
- "다시 태어났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떤 일을 할 때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다시 얻은 기회라 생각하고…."

[정태웅]
다만, 어딜 가든 휴대전화를 꼭 들고 들어가는 습관이 생겼다고 하네요.

[한범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말, 이럴 때 하는 말인가 봅니다.


2. 내 집 마련 목사님

[정태웅]
미담이죠? 목회 활동 열심히 하면서 근면하게 내 집 마련해 나간 목사님, 어떤 분일지 기대되는데, 얼른 알려주시죠.

[한범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정반대 사례입니다.

[정태웅]
정반대요? 무슨 일이었나요?

[한범수]
목사인 68살 A 씨, 지난 2020년 가을, 서울 동작구에 있는 아파트, 개인 명의로 샀습니다. 교회 돈 5억 9천만 원으로 매입한 겁니다.

[정태웅]
그러니까 교회 동의가 없었다는 거죠, 횡령했다는 거죠?

[한범수]
일단 본인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지난 10년 넘게 교회에 헌신했고, 교회 소유 토지, 건물을 예상보다 비싸게 팔아 이익을 만들기도 해서 수고비로 받았다는 겁니다. 교회 공동의회에서 ‘목사님 사택 사드리기’ 결의가 있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정태웅]
그런데 횡령으로 본 이유는 뭔가요?

[한범수]
재판부는 이렇게 봤습니다. 교인들 사이에 목사 A 씨가 목회하는 동안 머무를 수 있는 주거지를 마련해 주자는 추상적인 합의가 있었을 뿐, A 씨가 은퇴 이후에도 계속 소유할 수 있는 개인 아파트를 사주려고 했던 건 아니라는 겁니다.

[정태웅]
교인들이 얼마나 당황하고 실망했을까요. 어떤 처벌이 내려졌나요?

[한범수]
징역 2년 형 내려졌습니다. 피해를 일부 복구됐다는 이유로 형량이 더 늘진 않았습니다.

[정태웅]
징역형 받은 목사님, 자신이 왜 목사가 됐는지, 목사가 짊어져야 할 자세와 책임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3. 만 원 아파트?

[정태웅]
만 원 아파트? 요즘 전세 사기 심하잖아요. 이것도 그런 느낌이 든단 말이죠?

[한범수]
아닙니다. 진짜 이런 아파트가 있습니다. 영상 준비했습니다.

[정태웅]
만 원 아파트라고 해서 50년 전 아파트 영상 튀어나올 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아주 멀쩡한 아파트입니다! 여기 어디죠?

[한범수]
전남 화순군에 있는 아파트입니다. 약 20평 규모라고 하고요. 임대 보증금은 무료, 임대료는 한 달에 만 원입니다.

[정태웅]
아니 이런 비현실적인 임대료, 어떻게 가능한 건가요?

[한범수]
사실 지자체가 임대료와 보증금을 대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 대줄까요? 청년, 신혼부부 보태주기 위해서입니다.

[정태웅]
경제력이 부족한 청년이나 신혼부부들을 위한 복지 정책인 셈이군요.

[한범수]
맞습니다. 오는 7월에 100가구 지원해 주고, 매년 100가구씩 규모를 늘린다고 하죠. 그런데 속사정을 보면, 화순군 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어서 이렇게라도 해야 인구를 유지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듯 보입니다.

▶ 인터뷰(☎) : 이맹우 / 화순군 도시과장
- "18세 이상 49세 이하 청년과 신혼 신고일부터 7년 이내인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무주택 세대주이면서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인 청년 취업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한범수]
화순군은 근처에 있는 광주로 출퇴근할 수 있는 젊은 직장인들의 입주도 내심 기대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즉시 입주 의향이 있으면 신청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정태웅]
서울시가 시세 대비 80% 수준으로 임대료 받는 ‘청년 안심주택’ 공급하겠다고 했잖아요. 화순군 사례는 훨씬 획기적입니다. 수도권에도 좀 더 파격적인 대책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사회기자M입니다.

한범수 기자 [han.beomsoo@mbn.co.kr]
정태웅 기자 [bigbear@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고지훈, 유민지, 이주호
그래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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