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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하고 개설했겠나"…'한동훈-손준성-권순정 단톡방' 개설 시점 공방

기사입력 2023-04-10 14:58 l 최종수정 2023-04-10 15:29
권순정 '고발 사주' 재판 증언…"채널 A 보도 전 개설"
공수처 "채널A 보도 후 하루 127차례 메시지, 4월 3일 대화 단절"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사진=연합뉴스
↑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사진=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른바 '고발사주' 사건 직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대화를 주고받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 채널A 사건이 처음 보도되기 몇 주 전에 이미 개설됐다고 법정에서 밝혔습니다.

권순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손 검사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정확히 기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권 실장은 당시 대검 대변인으로 채널A 사건 언론 대응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권 실장은 대검 한 장관, 손 부장과 카카오톡 채팅방을 개설해 채널A 사건이 발생한 2020년 3월 말∼4월 초까지 대화를 주고받은 인물입니다.

권 실장은 이날 재판에서 대부분의 메시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채팅방이 개설된 때가 언제냐"라고 질문했습니다. 공수처는 2020년 3월14일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이에 권 실장은 "채널A 사건이 처음 언론에 보도된 것이 그해 3월31일인데, 그 전부터 사건을 예상하고 채팅방을 열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공수처는 "증인과 피고인 손준성, 한동훈 (당시) 검사장이 채널A 사건이 보도된 3월31일부터 4월2일 사이에 하루 최대 127차례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4월3일에 증인이 0시 25분께 한 차례 메시지를 보낸 뒤에 대화가 단절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권 실장은 "누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고 종료했는지 하나하나 기억하기 어렵고, 친구와 메시지를 할 때도 그만 자자거나 내일 보자는 등 여러 얘길 하기 때문에 내가 어떤 메시지를 마지막에 보냈는지 말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공수처가 "1대1 채팅방에도 메시지 양이 많은데 3명이 굳이 방을 열어서 어떤 대화를 나눈 것인지 혹시 기억하나"라고 다시 묻자, 권 실장은 "사람을 둘이 만나기도, 셋이 만나기도 하지 않나. 어떤 내용이었는지 몰라도 셋이 나눈 대화라면 더 사적인 얘기를 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손 부장, 한 장관, 권 실장이 채널A 사건 의혹 제기 이후 카카오톡으로 많은 대화를 나눈 것은 고발 사주 정황의 근거로 꼽히고 있습니다.

공수처가 언급한 채팅방에서 메시지가 단절된 4월 3일은 손 부장이 사법연수원 동기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처음 보낸 날로 지목된 때입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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