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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CIA 감청 의혹에 "尹, 한심하고 비굴하기 짝이 없어"

기사입력 2023-04-10 08:51 l 최종수정 2023-04-10 09:08
‘우크라 무기 지원’ 문제 논의…정보 출처 ‘시긴트’
대통령실 “미국과 필요한 협의 진행”
유승민 “동맹국 사이 도·감청 용납될 수 없어”

(왼쪽부터)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윤석열 대통령. / 사진=매일경제 DB
↑ (왼쪽부터)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윤석열 대통령. / 사진=매일경제 DB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한심하고 비굴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한국 정부를 감청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가운데, 대통령실이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강력한 항의’ 대신 ‘차분한 대응’에 방점을 찍자 지적에 나선 겁니다.

유 전 의원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동맹국 사이에 도청, 감청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우리 정부는 당장 미국 정부에 강력히 항의하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한 미국 기밀문건에 대한 모든 정보를 요구해야 하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항의해도 시원찮을 판에 무슨 협의를 한다는 말인가”라며 “과거의 전례와 다른 나라의 사례도 이미 다 알고 있지 않느냐”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유 전 의원은 2021년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덴마크의 군사정보국(FE)이 독일과 프랑스 등의 정치인과 관료를 도청한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독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동맹국 사이에 도청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국에게 모든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단호하게 대처했다”며 “대한민국은 상대국이 누구든 당당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있다고 해서 동맹국 간의 도청이라는 문제를 흐지부지 지나갈 수는 없다”며 “우리가 납득할 만한 미국 정부의 사과와 재발방지 조치가 있어야 한미동맹이 더 굳건한 신뢰 관계로 나아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8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최근 미 국방부 기밀문서가 사진 파일 형태로 유출됐는데, CIA가 동맹·우방국들을 상대로 한 도·감청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특히 지난해 2월부터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유출 문서 중 최소 2건에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포탄을 미국을 통해 우회 공급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한 점’ ‘한국 참모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포탄을 공급하라는 압력을 가했을 가능성을 우려한 점’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해당 문서 정보 출처가 ‘신호 정보(SIGINT·시긴트) 보고’라고 명시돼 있어 불법 도·감청을 통

해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난 9일 미 CIA 감청 의혹 관련 “제기된 문제에 대해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과거 전례, 다른 나라 사례를 검토하며 대응책을 한 번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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