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학교폭력으로 숨진 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7년 동안 소송을 벌였지만, 변호인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허무하게 재판이 끝난 학부모가 있습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법적 조치는 없고 소송 비용까지 물어야 하지만, 사건을 맡은 권경애 변호사는 "9천만 원을 갚겠다"는 각서만 남겼습니다.
홍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2012년 중학교에 입학한 직후부터 A 양에게 시작된 학교폭력.
지속적인 폭언과 폭력에 전학을 갔는데 2015년 졸업 후 서울로 돌아와 고등학교에서도 악몽이 계속돼 결국 A 양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A 양의 어머니는 가해자와 선생님, 교육청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1심은 가해 학부모 1명에 대해서 5억 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습니다.
▶ 인터뷰 : A 양 어머니
- "죽음에 이르기까지 학교가 어떤 짓을 했고 가해자들이 어떤 짓을 했고, 학교가 어떤 짓을 했는데…."
유족의 재판을 맡은 변호인은 이른바 '조국 흑서' 공동 저자로 알려진 권경애 변호사.
지난해 9월, 10월, 11월 등 3번의 항소심 변론기일에 모두 불출석해 관련 법에 따라 소송이 취하됐습니다.
결국, 학부모 1명에 대한 배상 책임도 없다는 선고가 내려졌고, 어머니는 거액의 소송비용만 감당하게 됐습니다.
▶ 인터뷰 : A 양 어머니
- "학교폭력으로 자식 잃은 엄마가 감당해야 할 이 고통과 짐들은,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어요."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권 변호사는 '9천만 원을 3년에 걸쳐 유족에게 갚겠다'는 각서를 썼고,
논란이 계속되자 MBN과의 통화에서 "유족 측과 계속 대화하고 있다"는 짧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한변협 측은 성실의무를 다하지 않은 권 변호사에게 책임을 물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징계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편집 : 이우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