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을 좋아하기 때문에 받을 수가 없네'
노나라 재상 공의휴(公儀休)는 생선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이런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귀한 생선을 바쳤지만, 그는 모두 돌려보냈죠.
생선을 뇌물로 받으면 준 사람의 편의를 봐주려 법을 어기게 되지만, 생선을 받지 않으면 재상 자리에서 쫓겨날 일이 없으니 내 돈으로 오래도록 생선을 먹을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반면, 와인 두 잔에 자리에서 물러난 정치인도 있죠. 27세의 나이로 스웨덴 최연소 장관이 된 아이다 하드지알릭 고등교육 장관은 와인 두 잔을 마신 후 귀갓길에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퇴했습니다.
이렇듯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랏일을 하는 이에겐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가 요구됩니다.
어디, 이 잣대를 경남 창녕군수 보궐선거로 옮겨볼까요. 창녕은 전임 군수가 선거법 위반 범죄에 연루되면서 선거 10개월 만에 보궐선거를 치르는 곳입니다.
그럼, 도덕적으로 깨끗한 후보들이 나올 법한데, 희한하죠. 후보 7명 중 6명에게 전과가 있습니다.
죄목은 음주 운전부터 뇌물, 선거법 위반 등. 최소 벌금 100만 원부터 징역 5년의 실형까지 받았죠. 후보자들은 쉬쉬하는 분위깁니다. 서로 '똥. 묻은 개' 욕먹을까 조심하는 걸까요?
창녕군에서는 민선 이후, 군수 6명 중 3명이 범죄에 연루돼 임기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보궐 선거에서도 전과자들이 대거 후보로 나서니 군민들 사이에서 '뽑으면 뭐 하냐'란 반응이 나올 만하죠.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는 기준엔 대표적으로 품질과 가격이 있습니다. 전보다 질이 떨어지면 안 사면 되죠. 하지만 안 살래야 안 살 수 없는 필수품이라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일꾼을 뽑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품질이나 가성비로 봐선 도저히 사줄 수가 없는데, 그렇다고 선거를 안 할 수도 없고, 옥석을 골라야 하는 유권자로선 투표권을 박탈당한 기분이 들 수밖에요. 우리 국민은 언제까지 선거에서조차, '호갱' 취급받아야 하는 걸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창녕군수 출마 6명이 전과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