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 원이 순식간에 증발된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 권도형 씨가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힌 뒤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미국 검찰 조사 결과, 권 씨는 폭락 사태 1년 전 미국의 한 투자회사와 공모해 시세를 조작했고, 회계사 등 전문가들도 속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안병욱 기자입니다.
【 기자 】
회색 옷을 입고 검은색 모자를 쓴 한 남성이 경찰들과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 씨가 범죄인 인도 요청 관련 심리를 받기 위해 몬테네그로 법원에 출두한 모습입니다.
권 씨의 측근 한 모 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권 씨에 이어 법원으로 들어갔습니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은 권 씨를 증권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8개 혐의로 기소한 바 있습니다.
미국 검찰 공소장을 보면 권 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1년 전 미국의 한 투자회사와 공모해 해당 코인의 시세를 조작했습니다.
지난 2021년 5월, 1테라 가격이 1달러 선을 유지하지 못하고 떨어지는 일이 있었는데 이 때 미국의 한 대형 투자회사가 채무 조정을 대가로 테라를 비공개로 대량 매수해 시세를 복원시켰다는 겁니다.
하지만, 권 씨는 이 같은 시세조작 사실을 숨기고 '알고리즘을 통해 가격 안정성을 되찾았다'고 홍보했다고 미국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그럴듯해 보이는 가상화폐 시스템에 권 씨의 화려한 언변까지 더해지자 미국의 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속아 넘어가 피해를 봤습니다.
미국의 한 약사는 집을 담보로 우리 돈 5억 원이 넘는 돈을 빌려 테라를 매수했다가 모두 날렸고, 한 화가는 자식 교육비인 2천만 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가 잃어버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러 피해 사례가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몬테네그로 사법당국은 권 씨의 구금기간을 최장 30일로 연장했습니다.
MBN뉴스 안병욱입니다. [obo@mbn.co.kr]
영상편집 : 김상진
그래픽 : 김정연, 김지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