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는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돼 있죠.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진도군 밖으로 진돗개 반출이 금지돼 있는 등 관리가 엄격합니다.
그런데 진돗개를 보호해야 할 진도에서 눈 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한 상태의 진돗개 사육 농장이 포착됐습니다.
이 중에는 진돗개 보호 정책을 수립하는 심의위원이 운영하는 농장도 있었습니다.
강세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진돗개의 고장, 전남 진도군에 있는 개 사육 농장.
진돗개로 추정되는 개들이 좁은 철창에 갇혀 있습니다.
한쪽에는 도축에 쓰이는 토치와 가스통이 있고, 절단기에는 도축이 최근에 이뤄졌는지 핏자국도 보입니다.
이 농장에서 천연기념물 지정을 앞둔 어린 진돗개가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농장 인근 주민
- "진도가 문제가 뭐냐면 진도에 보신탕집이 많은데 진돗개 도살해요."
인근의 다른 농장.
수십 마리의 개들이 참혹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습니다.
개들이 먹는 밥은 사람들이 먹다 남은 음식 찌꺼기, 썩은 악취가 풍깁니다.
심지어 여기저기에 개 사체도 보입니다.
무작위로 7마리를 검사했더니 6마리가 천연기념물 진돗개였습니다.
이 농장 주인은 진돗개를 보호하고 육성 정책을 수립하는 진도군 진돗개 심의위원이었습니다.
▶ 인터뷰 : 진도군 진돗개 심의위원
- "사료가 아닌 왜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나요? 악취도 많이 나던데…."
- "(사료비)도 많이 들고 해서. 올해 안으로는 어떻게든 깨끗이 정리할게요."
동물보호단체에서 진도군에 현장 단속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황당합니다.
▶ 인터뷰 : 전남 진도군 관계자
- "그것은 농장주하고 알아서 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제가 오늘 무슨 일이 있어서 현장은 못 가고 집안일로…."
▶ 인터뷰 : 김세현 / 비글구조네트워크 부대표
- "천연기념물 진돗개가 우리가 생각할 때는 진도에서 보호받으면서 잘 지낼 거라 생각했는데, 조사한 결과 (참담했습니다.)"
진도군의 진돗개 관련 예산은 한해 18억 원.
정작 진돗개들은 처참한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화면제공 : 비글구조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