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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盧·文 비판한 이인규 회고록에 "박연진 떠올라"

기사입력 2023-03-21 08:26 l 최종수정 2023-03-21 08:30
"이인규 회고록, 정치 팸플릿 같아"
"'맞을만해서 맞은 것' 박연진이랑 비슷"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왼),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책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 사진 = 연합뉴스, 조갑제닷컴 제공
↑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왼),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책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 사진 = 연합뉴스, 조갑제닷컴 제공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노 전 대통령이 받았던 뇌물 혐의가 모두 사실이었다는 취지의 책을 발간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 전 부장의 회고록을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 빗대며 비판했습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0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북스'에 출연해 "비평을 해야 할 정도로 가치가 있는 책은 아니다"라며 "형식은 회고록이지만, 내용은 정치 팸플릿이다. 529페이지 가운데 70페이지를 제외하면 전체가 다 노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인 이야기로 꽉 채워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 전 이사장은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라는 제목은 형식상 붙여 놓은 것이고 부제가 진짜 제목이다.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나는 노무현을 안 죽였다' 그게 부제"라며 "자기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책임이 없다는 얘기를 일관되게 한다. 노무현을 죽인 건 누구냐고 물으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비롯한 진보 언론과 문재인 변호사가 죽게 했다. 이런 내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이 전 부장의 회고록을 학교 폭력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유 전 이사장은 "박연진(드라마 속 학교 폭력 가해자)이 '걔 맞을 만 해서 맞은 거야. 내가 죽인 게 아니고 평소에 걔랑 친하게 지내던 애들이 등 돌리고, 걔를 도와줘야 할 엄마가 모른 척하고 해서 걔가 죽은 거야'라고 말하는 거랑 비슷하다"며 "자신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면 억울하지 않을 텐데 내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몹시 억울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부당하게 빼앗긴 나의 글로리를 되찾으려는 의지를 가졌으리라 본다"고도 했습니다.

이 전 부장이 지금 이 시점에 책을 낸 이유에 대해서는 "이제 검사왕국이 됐지 않나. 검사왕국의 완성을 향해 가고 있지 않나. 지금이야말로 나는 도도한 대세, 역사의 흐름에 동참할 때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겠나"라고 답했습니다.

유 전 이사장은 "책 내용 대부분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다툴만한 가치조차 없다. 형사 고소를 하게 되면 윤석열·한동훈 검찰에 사건을 줘야 하기 때문에 고소는 없을 것"이라며 "이인규 씨가 권력을 휘둘렀고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글로리를 지키기 위해 그런 방식으로 마감하셨다. 노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자신의 길을 간 것이고, 이인규 씨는 자기 인생을 산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진 = 연합뉴스
↑ 사진 = 연합뉴스


한편, 이 전 부장은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라는 제목의 회고록에서 "노 전 대통령 아들의 사업자금 명목으로 2억 5,000여 만 원의 피아제 시계와 640만 달러(약 83억 원)를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습니다.

또 문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서 의견서 1장 내지 않았다면서 수사 기록을 정리했다면 노 전 대통령이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책임이 문 전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한 겁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검찰을 악마화했다면 "노무

현의 주검 위에 거짓의 제단을 만들어 대통령이 됐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 전 부장은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이끌었던 인물로 지난 2009년 4월 30일 노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한 바 있습니다. 그러다 같은 해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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