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
김용 “내게 언제 돈을 줬느냐”
유동규 “받은 분이 기억할 것”
김용 “내게 언제 돈을 줬느냐”
유동규 “받은 분이 기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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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이 불법 선거자금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전달한 상황을 법정에서 직접 시연했습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현금 2억 원 전달 방법에 대한 시연이 진행됐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총 세 차례에 걸쳐 김 전 부원장에게 6억 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2억 원이 든 쇼핑백을 김 전 부원장이 들고 약 15분 거리를 걸어갔다는 증언에 대해 재판부가 직접 들고 갈 수 있는지 여부 등 발언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시연을 결정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2021년 4월 무렵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1억 원 △같은 해 6월 수원 포렌광교 근처 도로에 세운 차 안에서 3억 원 △6월~7월 즈음 경기도청 북측도로변 공원에서 2억 원을 전달했다는 입장입니다.
검찰은 당초 현금 2억 원 상당 무게의 생수병을 준비하려 했지만,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실제 2억 원을 임시로 마련했습니다. 2억 원의 무게는 약 4kg입니다.
유 전 본부장은 현금 1억 원씩을 골판지 상자에 담아 전달했다며 구체적인 방법을 밝혔습니다.
경기도청 공원에서 2억 원을 건넸다는 3차 전달 관련, 5만 원권으로 1억 원씩 담긴 골판지 상자 두 개를 종이 쇼핑백에 넣고 “이렇게 넣으면 (쇼핑백 입구) 양쪽이 벌어져 테이프로 밀봉했다”며 “여기다가 (쇼핑백을) 한 겹 더 넣어서 이렇게 들고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도 직접 종이 쇼핑백을 들어 올려 무게를 가늠했습니다.
재판장은 “이렇게 들고 경기도청 앞을 걸어갔다는 것이죠? 재판부에도 한번 주실래요?”라고 말했습니다. 무게를 측정한 이후에는 “가져가기 불가능한 정도의 무게라거나, 힘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1차 전달 상황과 관련해선, 김 전 부원장이 골판지 상자에 담긴 1억 원을 작은 쇼핑백에 담아 왼쪽 팔 사이에 끼고 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연에 나선 유 전 본부장은 양복 안 옆구리에 1억 원을 끼웠습니다. 양복 한쪽이 불룩하게 튀어나온 모습에 방청객에선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재판장은 “당시 김용 피고인이 외투를 입지 않았느냐” 물었고, 빌려준 코트를 입고 시연하자 비로소 가려졌습니다. 재판부는 “무언가 가져가는 것처럼 외부에서 인지할 수 있는 정도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2차 전달 당시, 상자 2개를 세로로 넣고 그 위에 가로로 상자 하나를 더 얹어 3억 원을 쇼핑백 안에 담는 모습도 재연했습니다.
이날 법정에선 김 부원장과 유 전 본부
김 전 본부장은 “언제 나에게 돈을 줬냐”며 “여기(공소장)에서 김용을 빼면 답이 나온다. 본인이 8~9월까지 돈을 받은 것”이라고 따졌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그건 본인이, 받은 분이 기억하실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