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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착기 동원하고 CCTV 가리고…제주 '180㎝ 화산석' 훔친 일당 검거

기사입력 2023-02-27 14:44 l 최종수정 2023-02-27 15:05
국가 보존 시험림서 치밀한 절도...야적장서 도난당한 자연석 발견

제주지역 산림 자원 연구를 위해 국가가 보존 중인 시험림에 침입해 자연석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한남시험림서 도난당한 자연석/사진=연합뉴스
↑ 한남시험림서 도난당한 자연석/사진=연합뉴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중장비를 동원해 자연석을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로 50대 A씨와 B씨 등 형제 2명을 구속했다고 오늘(27일) 밝혔습니다.

또 같은 혐의로 C씨 등 4명을 입건하고, 이 자연석을 사들인 혐의(장물취득)로 50대 D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습니다.

A씨 등 6명은 형제 또는 선후배 사이로 지난 2월 6일쯤 굴착기와 화물차 등 중장비를 동원해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관리하는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시험림 출입 통제구역에 침입, 높이 180㎝, 폭 60㎝ 크기의 현무암 자연석을 훔친 혐의를 받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6명은 지난 5일 오후 6시 40분쯤 한남시험림 출입 통제구역 입구에 설치된 차단기 자물쇠를 절단기로 자르고 침입했습니다.

이들은 굴착기에 설치한 특수 장비 등으로 자연석을 들어 옮긴 뒤 자연석과 굴착기를 트럭에 싣고 이튿날 오전 2시쯤 달아났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내건 산림보호 현수막/사진=연합뉴스
↑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내건 산림보호 현수막/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자연석을 파내고 옮기면서 시험림 내 나무 수십 그루를 잘라 약 300m에 달하는 임시진입로를 만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범행 현장 길목에 있는 폐쇄회로(CC)TV 방향을 돌리거나 옷가지로 가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11월 22∼23일쯤 같은 방식으로 범행을 시도했지만, 당시 땅이 진흙인데다 경사진 탓에 계획보다 시간이 지체되자 자연석만 뽑아 길가에 옮겨둔 채 도주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A씨 등은 범행 직후 이 자연석을 5천만원에 팔려고 했지만, 사는 사람이 없어 D씨에게 1천200만원 가량에 판매했습니다.

그러나 훔친 물건임을 알아챈 D씨가 다시 자연석을 반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10일 제주도 자치경찰단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CCTV 영상 확인 등을 통해 25일 A씨 일당을 붙잡았습니다.

A씨 등은 자연석을 숨겨놓은 위치에 대해 함구했지만, 경찰은 이날 낮 12시쯤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에 있는 한 야적장에서 도난당한 자연석을 되찾았습니다.


A씨 등은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야간 근무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공모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구속되지 않은 4명 중 1명에 대해 추가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라며 "현재 정확한 사건 경위와 다른 범죄가 더 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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