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더 글로리'"...정다금 사망 사건, 극단적 선택일까?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정다금 사망사건 동급생 4명 만났다..."답변 거부"

드라마 '더 글로리'가 흥행하며 과거에 발생한 학교 폭력 의혹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5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난 2009년 12월, 부산 금정구 K 여고 2학년 정다금 학생이 전라도 화순으로 수학여행을 갔다가 리조트 건물 12층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은 사건을 재조명했습니다.

당시 리조트 1216호에 묵었던 정다금 양은 충격으로 온몸에 골절과 장기 손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고, 경찰은 정양의 사인을 극단적 선택으로 결론지었습니다.

그러나 정양의 얼굴 왼쪽 눈두덩이에만 멍 자국이 있는 것을 확인한 가족들은 이 점을 이상히 여겨 부검을 의뢰했고, 그 결과 높은 혈중 알코올이 검출됐습니다. 입 안에서 다수의 상처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부검의는 "다금 양 사인이 추락에 의한 다발성 손상이지만 입 안의 상처는 추락과 무관한 다른 외력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수사가 재개됐고, 수사 과정에서 4명의 동급생이 같은 방에 있던 정양을 괴롭힌 것이 드러났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동급생 4명 중 폭행을 가한 1명만 사회봉사명령을 받았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제작진은 최근 동급생 4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제작진이 "정다금 양 추락 사건에 대해 취재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동급생 A 씨는 "저는 아니다"라며 재차 답을 거부했고, A 씨의 남편은 "결론적으로 아무 일이 없지 않았느냐"며 "결론은 극단적 선택으로 된 거지 세월이 지났는데 아닌 걸 자꾸 파헤치냐"고 말했습니다.

이어 동급생 B 씨도 제작진을 향해 "극단적 선택이라고 알고 있다. 정다금과 임가영은 저랑 교류가 없었다. 따라서 그들 관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제작진은 나머지 동급생 두 명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소문했으나, 이들은 여러 번 이사를 다니며 지인, 가족과 모든 연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작진은 "방송 말미 4인방이 정다금을 추락하도록 부추기는 행위는 없었는지 지금이라도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가 밝혀진다면 지금이라도 형사적 책임을 충분히 물을 수 있다"며 "진실을 밝히고 싶어 하는 친구들의 진심과 가족들의 간절한 마음을 수사 당국이 헤아려주기를 부탁했다. 4인방의 용기 있는 고백 또한 기다리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