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들으신 대로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뇌물을 줬다고 혐의를 인정하면서 이 전 부지사의 재판과 검찰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추성남 기자와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 1 】
추 기자! 방용철 부회장이 갑자기 입장을 180도 바꾼 이유가 뭘까요?
【 기자 】
방 부회장이 이 전 평화부지사에게 뇌물을 줬다고 입장을 바꾼 건 어제(24일) 15차 공판입니다.
그동안 14번의 공판에서는 관련 혐의를 부인해왔기 때문에 갑작스럽기까지 한데요.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살펴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국내 송환돼 재판을 받게 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과 다른 입장을 표하는 것이 맞지 않는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최근 재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2019년, 800만 달러를 밀반출해 경기도 대북 지원 사업비와 이 대표의 방북 경비 명목으로 북한에 전달했다"면서 이 전 부지사와 협의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 질문 2 】
그렇다면, 방 부회장이 입장을 바꾼 데에는 김 전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볼 수 있나요?
【 기자 】
지시가 있었다, 없었다를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연관성은 찾아볼 수 있습니다.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는 지난 15일 대질 조사 당시 만났습니다.
이 자리엔 방 부회장도 있었는데, 이때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에게 '회장님'이라고 부르며 계속 존댓말을 썼다고 합니다.
그러자 김 전 회장은 "20년 가까이 형님, 동생으로 지낸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느냐"며 상당히 격양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였다는 거죠.
지난 22일 대질 조사에서는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내 주변 사람들이 다 구속됐다. 우리 오랜 인연 아니냐"면서 인정에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대질 조사 과정에 미뤄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는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됐고, 그래서 방 부회장이 돌연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3 】
결국, 검찰의 칼날은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표로 향하는 거 아닌가요?
【 기자 】
검찰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경기도청 남·북부청사와 경기도의회를 압수수색했습니다.
도지사실과 비서실 경제부지사실과 행정1·2부지사실 등 20여 곳에 달하는데요.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부터 2년간 경기도의 대북 교류·협력 사업을 담당했습니다.
그런데 경기도청사는 지난해 5월 이전했고, 그해 7월 김동연 경기지사가 당선됐습니다.
김 지사 취임 이후 모두 13차례에 압수수색을 받은 건데, 경기도와 경기도청 3개 노동조합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발끈할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 등을 종합해볼 때 검찰의 수사는 이 전 부지사를 거쳐 그를 임명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선입니다.
#쌍방울그룹 #방용철부회장 #김성태 #이화영 #MBN추성남기자 #MBN뉴스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