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성 정치인 '수난시대'..."악수하려던 손이 겨드랑이로"

성적 괴롭힘에 노출된 일본 여성 정치인들
'여성 괴롭힘 상담센터' 개설

↑ 이노세 나오키 전 도쿄도 지사가 거리 연설 중 여성 정치인 신체 건드리고 있다/사진=유튜브 캡쳐

일본에서 여성 정치인들에 대한 성적 괴롭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2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오는 4월 통일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학교수 등 관련 전문가들이 '여성의원 괴롭힘 상담센터'를 개설했는데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 여성 의원과 후보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온라인 상담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동대표는 여성 의원을 서포트하는 단체 '스탠바이 위먼'의 하마다 마사토가 맡았는데 그는 “여성 정치인들로부터 피해 사례 등을 들으면서 전용 상담창구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비서 없이 혼자 다니는 지방 여성의원들이 특히 성적 괴롭힘을 받기 쉽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018년 남성 유권자들로부터 받았던 성희롱을 폭로했던 도쿄도 마치다시의 히가시 도모미(38) 의원이 참석해 “남성 유권자와 악수할 때 손을 쓰다듬거나 팔에서 시작해 겨드랑이까지 손을 타고 올라오는 일이 다반사였다. 술 취한 사람에게 강제로 안겼던 적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의원들이 유권자를 무시할 수 없다는 심리를 악용해 남성들의 여성 의원들을 향한 신체적 성희롱과 언어폭력 또한 비일비재하다"며 "여성을 개인적인 욕망으로 소비하려는 남성이 많다"고 호소했습니다.

고문을 맡은 일본 조치대(上智大) 법학부 미우라 마리 교수 또한 "일본에는 괴롭힘을 방지하는 법률이 없다. 공적인 제도가 만들어지기를 마냥 기다릴 순 없다”며 “피해를 당하고 있는 분이 있기 때문에 상담 센터를 설치하는 의의가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양서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1023ashle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