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환승 통로에서 일면식도 없는 외국인 유학생을 '묻지마 폭행' 후 달아난 30대 여성이 10대 청소년들 손에 붙잡혀 경찰 수사를 받았습니다.
어제(2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4일 오후 4시 20분쯤 신길역 지하철 환승 통로에서 미얀마 출신 유학생 A씨를 폭행한 혐의로 30대 B씨를 붙잡았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이 상황을 목격한 10대 남학생 3명이 쫓아간 덕분이 이 여성을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채널A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A씨는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여성 B씨에게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격당했습니다.
A씨가 눈 주위를 감싸며 고통스러워하는 사이 B씨는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빠른 걸음으로 현장을 벗어났습니다.
이를 목격 후 곧바로 B씨를 쫓아간 건 10대 남학생 3명.
올해 중학교를 졸업한 이들은 600m가량 뛰어가 지하철을 타려는 B씨를 안전문 앞으로 가로막으며 붙잡아 경찰에 넘겼습니다.
이들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A씨가 한국말을 잘 못하시고 도와달라는 말도 하기 힘든 것 같았다"며 "가해자에게 소리를 엄청 지르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해서 도망 못 가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 A씨는 "갑자기 폭행을 당했다"며 그 여자가 지금까지 무섭다며 아침에 일어날 때 눈이 잘 안 보인다고 토로했습니다.
붙잡힌 B씨는 경찰 조사에서 "길을 비켜주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당시 현장 영상을 보면 A씨가 B씨 앞이 아닌 옆을 지나가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조사를 마친 후, 17일 B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andeul03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