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과 여진 그리고 쓰나미가 휩쓸고 간 칠레의 모습은 참담 그 자체입니다.
이재민들은 낮에는 구호물품 얻기에 앞다퉈야 했고, 밤에는 두려움과 싸워야 했습니다.
보도에 김명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칠레 휴양지의 한 마을에서 빠르게 흘러 내려오는 강물 위로 건물의 잔해가 쓸려 내려옵니다.
강물처럼 보이는 이 물은 아마추어가 촬영한 쓰나미의 흔적입니다.
쓰나미가 쓸고 간 자리에 쓰레기더미 외엔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거리에선 모든 것을 잃은 주민들이 구호물품을 받으려고 애를 씁니다.
군인들과 의료진이 바삐 움직이며 이재민들을 돕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슈퍼마켓에선 식료품을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바깥으로 이어져 끝이 안 보입니다.
▶ 인터뷰 : 프랜시스코 차베스 / 슈퍼마켓 직원
- "여기서 물건을 사는 방법은 일단 15명씩 한 조를 이뤄 슈퍼마켓에 들어온 다음, 한 사람당 2만 페소에 한해 두 손에 들고 갈 수 있을 만큼 물건을 사갈 수 있습니다."
구조작업도 첨단장비가 동원돼 속도가 붙었습니다.
군부대가 투입돼고 통금 시간도 18시간으로 늘려 치안 유지는 개선된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또다시 찾아온 어둡고 깊은 밤에 이재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떱니다.
▶ 인터뷰 : 마르셀로 페랄타 / 이재민
- "여기가 더 안전할 것 같아 와봤습니다. 그러나 여기 온 지 5일이 지났지만, 여태껏 누구한테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네요."
이재민들은 낮에는 식료품을 두고, 밤에는 두려움을 두고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명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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