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잘못으로 희생되기에 너무 큰 세상”
↑ 지난 8일 오후 7시 45분 부산의 한 아파트 수영장에서 만 4살 아이가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 사진=MBN 보도화면 |
부산의 한 아파트 수영장에서 강습을 받다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4세 아동이 사고 일주일 만에 숨진 가운데, 사망 하루 전 어머니가 도움을 호소한 글이 알려져 가슴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오늘(16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병원에서 치료받던 A 군이 사망했습니다. A군은 지난 8일 오후 7시 45분쯤 부산 진구의 한 아파트 수영장에서 또래 수강생이 잠수한 모습을 보고 따라 하다 수영장 안 사다리에 구명조끼가 걸려 물속에 갇혔습니다. 강사가 뒤늦게 발견해 병원에 옮겼지만,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시 수영 강습에 총 3명이 참여했습니다. 만 4세 A 군과 8살 아동, 성인 남성 한 명입니다. 사고는 강사가 성인 남성을 봐주는 사이 발생했습니다. 물에 허우적거리는 A 군을 8살 아이가 먼저 발견했고, 구조에 나섰지만 혼자 힘으론 역부족이었습니다. 수영장 수심은 1.1m 남짓한 A군 키보다 약 30cm 높은 1.4m였습니다.
A 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숨지기 하루 전인 지난 14일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한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습니다.
그는 “아이 등에 달린 보조기구가 사다리에 걸렸고, 다른 수강생 8세 아이가 강사를 불렀으나 도와주지 않았다”며 “강사는 ‘소리를 들었지만 장난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8세 아이가 한 번 더 부른 후 강사가 돌아봤고, 강사는 보자마자 들어 올려 심폐소생술을 했다. 그러나 심정지 상태로 30분이 흘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수영장 자체에 상주 인원이 일체 없었고, 안전 요원도 없이 강사 1명으로 강습이 이루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무책임함도 자책했습니다. A 군의 어머니는 “맞벌이를 핑계로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는 수영장에 돌보미 선생님에게 의지해 아이를 보냈다”며 “부모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돌이킬 수 없는 뉘우침과 후회 속에서 가슴을 치며 아이에 대한 사과로 1분 1초를 기다리고 있다”며 “어른의 잠깐의 실수 아닌 잘못으로 희생되기에는 너무 큰 세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는 “아이는 기적을 보여 온 힘을 다해 심장을 뛰게 하고 있다. 엄마 된 도리로 아이의 손을 놓을 수 없기에 이렇게 세상에 도움을 청한다”며 “제발 저희 아이의 진료, 치료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수영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라며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