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친어머니로 밝혀진 석 모 씨가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석방됐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의 증거만으로는 아이를 바꿔치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하고, 사체은닉미수 혐의만 유죄로 봤습니다.
심우영 기자입니다.
【 기자 】
2021년 2월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3살 여자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유전자 검사 결과, 외할머니인 50대 석 모 씨가 아이의 친모로 밝혀졌습니다.
검찰은 석 씨가 친딸인 김 모 씨가 낳은 아이를 비슷한 시기 자신이 낳은 아이와 바꿔치기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습니다.
▶ 인터뷰 : 석 모 씨 / 숨진 여아 친모(2021년 3월)
- "제 딸이 낳은 딸이 맞아요. 저는 딸을 낳은 적이 없어요."
1심과 2심 재판부는 석 씨의 범행을 인정해 징역 8년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아이 바꿔치기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원심을 깨고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구지법은 석 씨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미성년자 약취 혐의에 대해 "검찰의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아이를 빼앗았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인터뷰 : 한대광 / 대구지방법원 공보판사
- "친자 관계가 성립하기는 하지만 신생아실에 들어와 제3자가 바꿔치기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던 점 등을 이유로 미성년자 약체 유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재판부는 또 "외도로 낳은 아이를 가까이 두려고 손녀와 바꿔치기했다는 범행동기도 이해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딸을 전혀 돌보지 않고 방치했다는 점도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사체은닉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이 사건은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와 판결이 뒤바뀌면서 미궁으로 빠졌고, 석 씨가 바꿔치기했다는 또 다른 여자 아이 찾기도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대구 화원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집행유예로 오늘 오후 바로 석방된 석 씨는 절에 가서 숨진 아이를 위해 기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simwy2@mbn.co.kr]
영상취재 : 김형성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