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비판한 러 10대 소녀, '테러리스트'로 지정돼 투옥 위기

SNS에 전쟁 관련 비판적인 내용 올려 러시아 군 명예 훼손 혐의 적용
부모 집에 가택 연금 및 전자발찌 채워…온라인상 소통 역시 금지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10대 소녀가 징역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다 / 사진 = 연합뉴스

러시아의 한 10대 소녀가 SNS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가 테터리즘 정당화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29일(현지시간) CNN 방송·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州) 출신의 러시아 당국은 올레샤 크립초바(19)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해 10월 발생한 크림 대교 폭발과 관련된 게시물을 올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며 그를 이슬람 국가, 알카에다, 탈레발과 같은 테러리스트 및 극단주의자 명단에 올렸습니다.

또 러시아 SNS인 VK에서 전쟁에 비판적인 내용의 게시물을 공유했는데, 여기에는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크립초바는 아르한겔스크주에 있는 북방(북극)연방대학교에 재학 중이었지만, 현재는 세베로드빈스크에 위치한 부모 집에 가택 연금됐으며, 전자발찌가 채워졌습니다. 온라인상 타인과 소통하는 행위 역시 금지됐습니다.

크립초바의 변호사는 “올레샤의 사건은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며 “청소년은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3년 이하의 징역과 테러리즘 정당화 조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인권감시기구인 ‘OVD-Info’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인터넷 테러리즘 정당화 혐의로 최소 61건이 기소됐으며, 현재까지 26건이 처분 판정됐다고 전했습니다.

올레샤의 어머니 나탈리야 크립초바는 “정부가 대중에게 경고를 주려고 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죄수들을 전쟁에 보내고 아이들은 감옥에 보내는 이상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