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사진입니다. / 사진=연합뉴스 |
남편이 극단적 선택을 해 괴로워하는 친구에게 굿 대금 명목으로 33억 원가량을 뜯어낸 60대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재파장 신교식)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초등학교 동창 B(61·여)씨를 '굿을 하지 않으면 죽은 남편이 극락왕생하지 못한 채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된다'고 속여 굿 값 명목으로 32억 9,8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습니다.
전통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던 피해자 B씨는 2013년 2월 남편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인근 식당에서 일하며 B씨의 사정을 알게 됐고, 죽은 남편을 위해 굿을 해야 한다고 속여 굿값 명목으로 70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이후 “너에게 신기가 있다. 이를 막으려면 굿을 더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네 아들이 죽거나 되는 일이 없어 정상적으로 살 수 없다”며 B씨에게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굿 대금을 요구했습니다.
B씨는 자신 소유의 각종 부동산을 모두 처분하면서까지 굿 대금을 마련했고, 이렇게 해서 재산을 다 날리고 나서야 사기 피해를 깨달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이러한 수법으로 B씨에게서 2013년 2월부터 2021년 2월 24일까지 584회에 걸쳐 총 32억 9,800여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작년 10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재판에서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빌린 돈이고 일부는 갚았기 때문에 공소장에 담긴 금액을 모두 다 편취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A씨가 피해자인 B씨에게 은행 계좌로 송금해 갚은 금액은 6,800만 원뿐이고, 편취한 금액의 대부분을 자신의 생활비나 노후 자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해 굿을 해주거나 무속인에게 굿을 부탁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8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불
이어 “편취한 돈을 생활비나 자신의 가족을 위해 사용하는 등 범행 경위나 동기도 매우 불량하다”며 “초범이지만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줬고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