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을 꾀어내 경찰에 신고하고 검거를 돕는 유튜버가 있어 화제입니다.
이 유튜버가 잡은 마약사범만 100여 명이라는데요.
범죄자를 추적해 돕는 건 좋지만 수사에 방해가 되거나 잘못된 검거 방식이 문제가 될 건 없을지, 포커스엠에서 이혁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기자 】
눈에 띄는 빨간 옷을 입은 채 우산을 들고 골목을 걷는 한 여성.
살인범을 잡기 위해 이른바 함정수사를 하는 영화 속 경찰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함정수사와 유사한 방법으로, 마약사범 100명을 잡은 한 유튜버가 화제입니다.
지난달 7일, 인적이 드문 주택가에 세워진 승용차에서 내린 남성을 경찰이 돌연 체포합니다.
이 남성은 SNS에서 마약을 같이 하자는 한 유튜버의 제안에 약속 장소에 왔다가 마약 소지, 투약 위반 혐의로 검거됐는데, 이 과정은 SNS에 고스란히 생중계 됐습니다.
(현장음)
- "(마약 사범이) 차에 탔어요."
- "이쪽으로 오세요. 이쪽으로"
취재진이 유튜버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신고하는대로 100% 검거되는 것도 아니고,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유튜버 '동네 지킴이'
- "경찰차가 뒤에서 마약 소지자한테 이 차량을 잠깐 정차하라고 요구를 했는데 도주를 한 거예요. 제가 막고 있었는데 이제 저를 치고…."
경찰 신분이 아니여서 개인 보복 등이 두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 인터뷰 : 유튜버 '동네 지킴이'
- "저도 아기가 있고 아내가 있고 부모님 두 분 다 계시고 당연히 다 걱정을 하고 말리고 그만해라 하는데…."
하지만 마약 범죄의 경우 은밀하게 이뤄지는 만큼 이런 제보가 필수적인 게 사실입니다.
▶ 인터뷰(☎) : 곽대경 /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 "수사기관의 관계자들이 접근하는 것에서 굉장히 경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약조직에 관련된 그런 제보를 일반인들이 경찰을 비롯한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은 굉장히 필요…."
다만 범죄 제보 과정에서 개인 정보 침해 등 그 방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장성원 / 변호사
- "수사 기관도 원칙적으로는 함정 수사가 안 되는데 사인이 함정 수사를 한다는 것은 역시 불허되는 게 원칙이겠고, 무분별하게 허용하다 보면 갖가지 문제가 양산…."
직접 범죄자를 쫓거나 신고 장면을 촬영하는 유튜브 채널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자칫 수사에 방해가 되거나 위법한 방법들이 묵인 또는 방관, 남용되지 않도록 관련 지침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혁재입니다. [yzpotato@mbn.co.kr]
영상취재: 김형균 VJ
영상편집: 김경준
화면제공: 유튜브 동네지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