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뿐만 아니라 민간 무인기까지 우리 군이 인지하지 못했다는 건 사실상 방공망이 무방비 상태였다는 의미일까요?
뉴스추적으로 내용 이어갑니다.
국방부 출입하는 권용범 기자 나왔습니다.
【 질문 1 】
권 기자, 일단 민간 무인기가 북한을 촬영한 게 맞죠?
【 기자 】
대북 전문가와 영상을 분석해봤습니다.
영상 속 산과 호수는 북측의 금강산 구선봉과 감호입니다.
구선봉은 금강산 가장 동쪽에 있는 1만 2,000봉의 마지막 봉우리고요.
그 앞을 흐르는 감호는 선녀와 나무꾼 전설의 배경으로 유명한 호수입니다.
무인기가 남북 경계를 넘나들며 이러한 북녘 풍경을 촬영한 겁니다.
【 질문 2 】
2시간가량 무인기가 날아다니는 동안 제재가 전혀 없었다는 거죠?
【 기자 】
앞서 말씀드렸지만 경고방송이나 제재는 전혀 없었습니다.
비행이 한 번에 성공한 게 아니라 여러 차례 시도하는 동안에도 말이죠.
군에서 이 무인기를 포착하지 못한 건, 소재 때문일 수 있습니다.
발포폴리프로필렌, EPP라는 재질인데요.
아이들 장난감이나 필라테스 할 때 사용하는 폼롤러라는 운동기구 소재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무게가 가벼워 소형 모형 비행기 재료로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 질문 3 】
군은 지금까지도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거잖아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군이 몰랐던 건 이번에 북한 무인기에 휴전선이 뚫린 이유와 비슷한데요.
무인기 재질이 금속이 아니었던 만큼, 우리 군의 탐지 장비로 발견 자체를 못 했을 가능성이 크고요.
앞서 군 당국이 3m급 이하의 북한 무인기는 현재 우리 군의 자산으로 탐지가 어렵다고 인정했잖아요.
작아서 못 봤을 수 있는 겁니다.
안일한 인식도 문제입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북한 무인기에 대해 "군사적 수준에서 보면 크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었다"고 오늘 (11일) 언급했죠.
국방부의 인식 전환, 필요해 보입니다.
【 질문 4 】
폭탄을 실으면 위험할 수도 있는 건데, 군 당국 해명이 오락가락했다면서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처음 군 당국은 무인기가 휴전선을 넘어서 북한 지역을 촬영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오히려 촬영된 영상이 조작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정도였는데요.
하지만, 실제 촬영된 영상이 있다고 밝히자 당황스러운 듯한 반응을 보였고요.
결국,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며 "확인해줄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얼버무렸습니다.
이번 북한 무인기 사태로 우리 군의 무인기 대응 한계점이 여실히 드러났잖아요.
무인기에 폭탄을 실으면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상황 회피 대신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정치부 권용범 기자였습니다.
[dragontiger@mbn.co.kr]
영상편집 : 이범성
그래픽 : 임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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