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우려 표명 이해한다"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 사진 = 연합뉴스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자신이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출산시 대출 원금 탕감' 방안에 대해 "당장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오해를 불러 일으킨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나 부위원장은 오늘(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헝가리 제도'를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구입을 위한 담보 대출, 또는 전세자금 대출에 응용해보는 아이디어 정도를 말씀드렸다"고 운을 뗐습니다.
나 부위원장이 언급한 '헝가리 제도'는 결혼을 할 경우 신혼부부에게 목돈을 초저리로 장기 대출해주며, 첫 아이 출생 시 이자 탕감, 둘째 아이 출생 시 원금의 3분의 1 탕감, 셋째 아이 출생시 원금 전부를 탕감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앞서 나 부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신혼부부 전세대출이나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관련해 저리 대출은 마련돼 있는데 불충분한 부분이 있다. 출산과 연계해 이자를 낮추는 게 있는데, 이것보다는 좀 더 과감한 정책, 일종의 원금 부분에 대해서도 탕감할 부분은 없나 들여다보고 있다. (관계부처와) 정책적으로 정리하고 검토·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신혼자금 대출과 출산을 연계해 출산 시 이자와 원금을 탕감해주는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건데, 이에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의 사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 대통령실 안상훈 사회수석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지난 6일 "나 부위원장의 어제 기자간담회 이후 질의가 많이 들어와서 상황 알려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개인의 의견일 뿐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고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이 정부 부처나 관련 위원회의 장의 언급을 직접 반박하는 브리핑을 연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입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브리핑 내용을 상의했느냐'는 질문에 "어제 (나 부위원장) 기자간담회 이후 언론 보도가 되면서 관계부처 질문이 쇄도했고, 그 내용을 대통령께 중요한 안건이라 보고했다. 여기에 대해 방금처럼 정부 입장을 정리한다고 말씀드렸고, (대통령은) 적절히 그렇게 대응하라고 하셨다"고 답했습니다.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 사진 = 연합뉴스 |
이에 나 부위원장은 자신이 언급한 '헝가리 제도'에 대해 "저출산 위기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심각하고, 청년들의 주택 부담이 특히나 큰 우리의 경우 실무적 차원에서 검토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해외 사례라고 생각한다"며 "실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약 30% 정도가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가 결혼자금이 부족해서라고 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정책적으로 확정이 된 것은 아니며 당장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라며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도 추후 검토하고 담당 부처와 협의할 생각임을 명확히 밝혔다"고 해명했습니다.
아울러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며 "어떤 정부 정책이든 완성하고 결정해 나가는 과정은 결코 간단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나 부위원장은 "돈을 준다고 출산을 결심하지는 않으나,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며 "이번 이슈를 정책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의 프레임에 가두고, 억측을 바탕으로 근거없는 곡해를
끝으로 나 부위원장은 "어찌 되었든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적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