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 안 가기로 했잖아"...합기도 체육관장 11살 원생 150대 폭행

법원 "피해자 측 합의, 처벌불원 의사 표시 참작"
징역 2년·집행유예 3년 선고

↑ 춘천 지방법원. /사진=연합뉴스

피시방에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로 11살 체육관 원생과 겨루기를 펼쳐 약 150회를 때린 합기도 체육관 관장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7일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상해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37) 씨에게 원심과 동일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보호관찰과 함께 아동학대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사회봉사 240시간, 아동 관련 기관에 5년 취업 제한도 명령했습니다.

원주에서 합기도 체육관을 운영하는 관장 A 씨는 지난해 3월 2일 저녁 B군의 안경을 벗기고 헤드기어와 글러브를 착용시킨 뒤 겨루기를 통해 B군의 몸을 약 150회 때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름 전 '피시방에 가지 않겠다'고 약속한 B군에게 이를 어기면 '합기도 띠를 주황색에서 흰색으로 바꾸겠다'라는 취지로 반성문을 쓰게 했던 A 씨는 사건 당일 B군이 피시방에 갔다는 이유로 B군과 겨루기를 벌였습니다.

A 씨는 B군을 때린 뒤, 일어서는 B군을 재차 때려 넘어뜨리는 행동을 반복해 약 150회의 신체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겨루기가 끝난 뒤에도 손으로 B군을 때리거나 발로 차 넘어뜨린 것은 물론 벽을 바라보며 무릎을 꿇게 하고, 다리를 걸거나 메치는 방법으로 약 23회에 걸쳐 B군을 넘어뜨리는 등 약 1시간 동안 B군을 신체적으로 학대했습니다. 이에 따라 B군은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어린 원생들이 지켜보는데도 1시간가량 범행이 이뤄진 점과 112신고 경위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무겁지만, 피해자 측과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가 표시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형이 무겁다'는 A 씨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판결 이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양형에 고려할 만한 현저한 사정변경이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