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잎 안쪽 달라붙어 투명체로 수면 중인 유리개구리 / 사진=Jesse Delia, 연합뉴스 |
몸을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유리개구리(glassfrog)의 위장 방법이 드러났습니다.
미국 듀크대학과 외신 등에 따르면 이 대학의 개구리 전문 생물학자 카를로스 타보아다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북부 유리개구리(Hyalinobatrachium fleischmanni)의 투명 위장술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최근 발표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리개구리가 포식자를 피해 투명체가 될 때 눈에 잘 띄는 혈액의 적혈구를 간에 숨겨놓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북부 유리개구리는 몸 크기가 2-3cm 정도인 소형 개구리 종으로 주로 밤에 활동하고 낮에 잠을 자며, 낮에 휴식을 취할 때는 피부와 근육이 투명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구팀은 유리개구리가 투명해질 때 혈액 속 적혈구가 사라지는 듯한 현상을 목격했으며, 반사막에 싸여있는 내부 장기 중 한 곳에 저장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 유리개구리 수면과 활동 때 적혈구 흐름 비교 / 영상=Carlos Taboada, 연합뉴스 |
논문 공동 저자인 미국자연사박물관의 제시 델리아는 "개구리가 깨어있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또는 마취상태에서는 순환기가 적혈구로 가득 차 투명하지 않았다"며 "투명체를 연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행복하게 잠을 잘 때뿐인데 이를 연구실에서 재현할 방법이 없어 머리를 쥐어짜야 했다"고 연구 과정의 어려움을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결국 유리개구리가 배양접시에 거꾸로 매달려 잘 때 녹색 레이저를 비추고 이를 통해 생성되는 초음파를 포착해 적혈구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순환 적혈구의 90% 가까이가 제거돼 간에
연구팀은 유리개구리가 거의 모든 적혈구를 간에 저장하면서 혈전이나 주변 조직 손상을 유발하지 않는 방법을 분석해 인체의 혈관 치료에 응용하는 것은 차기 연구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