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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투명하게 만드는 유리개구리의 은신술…적혈구 간에 보관

기사입력 2022-12-31 16:44 l 최종수정 2022-12-31 16:54
연구팀, 인체의 혈관 치료에 응용하는 것이 차기 연구과제

잎 안쪽 달라붙어 투명체로 수면 중인 유리개구리 / 사진=Jesse Delia, 연합뉴스
↑ 잎 안쪽 달라붙어 투명체로 수면 중인 유리개구리 / 사진=Jesse Delia, 연합뉴스

몸을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유리개구리(glassfrog)의 위장 방법이 드러났습니다.

미국 듀크대학과 외신 등에 따르면 이 대학의 개구리 전문 생물학자 카를로스 타보아다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북부 유리개구리(Hyalinobatrachium fleischmanni)의 투명 위장술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최근 발표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리개구리가 포식자를 피해 투명체가 될 때 눈에 잘 띄는 혈액의 적혈구를 간에 숨겨놓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북부 유리개구리는 몸 크기가 2-3cm 정도인 소형 개구리 종으로 주로 밤에 활동하고 낮에 잠을 자며, 낮에 휴식을 취할 때는 피부와 근육이 투명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구팀은 유리개구리가 투명해질 때 혈액 속 적혈구가 사라지는 듯한 현상을 목격했으며, 반사막에 싸여있는 내부 장기 중 한 곳에 저장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유리개구리 수면과 활동 때 적혈구 흐름 비교 / 영상=Carlos Taboada, 연합뉴스
↑ 유리개구리 수면과 활동 때 적혈구 흐름 비교 / 영상=Carlos Taboada, 연합뉴스

논문 공동 저자인 미국자연사박물관의 제시 델리아는 "개구리가 깨어있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또는 마취상태에서는 순환기가 적혈구로 가득 차 투명하지 않았다"며 "투명체를 연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행복하게 잠을 잘 때뿐인데 이를 연구실에서 재현할 방법이 없어 머리를 쥐어짜야 했다"고 연구 과정의 어려움을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결국 유리개구리가 배양접시에 거꾸로 매달려 잘 때 녹색 레이저를 비추고 이를 통해 생성되는 초음파를 포착해 적혈구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순환 적혈구의 90% 가까이가 제거돼 간에

저장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적혈구들은 유리개구리가 활동을 시작하면 간에서 흘러나와 순환기를 돌고 휴식기에는 다시 간에 집적됐습니다.

연구팀은 유리개구리가 거의 모든 적혈구를 간에 저장하면서 혈전이나 주변 조직 손상을 유발하지 않는 방법을 분석해 인체의 혈관 치료에 응용하는 것은 차기 연구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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