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은 매년 돌아오는 성탄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조금 더 특별한 성탄절이었죠. 코로나19로 활동이 제한됐던 작년, 재작년과 달리 3년 만의 거리두기 없는 성탄절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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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서울 명동거리(사진=연합뉴스) |
마침 성탄절 이브와 성탄절이 주말 휴일이었습니다. 전국의 성당과 교회는 간만에 인원 제한 없는 미사와 예배에 참석한 신자들로 발디딜 틈 없었고요. 도심 곳곳에서는 대형 성탄절 트리가 세워지고 캐럴이 울려퍼지며 간만에 성탄절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성탄절, 전국은 코로나19에서 완전히 회복했을까요? 이번 <데이터로 본 대한민국>에서 지난 4년간의 성탄절 연휴 유동인구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봤습니다. 서울 주요 상권을 대상으로 지하철역 승하차 인원 데이터를 분석했는데요. 25일 성탄절 당일 위주로 알아봤습니다.
확연히 늘어난 유동인구...완전한 회복은 아직
먼저 서울시내 주요 상권 5곳(명동, 혜화, 삼성, 잠실, 홍대입구)의 올해 성탄절과 작년 성탄절 유동인구(지하철역 승하차 인원)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지난해 대비 올해 성탄절의 유동인구 증감추이를 표시한 지도인데요. 모든 지역에서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특히 명동에서 20% 홍대입구에선 26%나 유동인구가 늘어났습니다. 이 정도면 코로나19 이전 상황을 되찾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 성탄절과 비교해봤는데요.
수치를 보니 아직 완전한 회복이라 이야기하긴 일렀습니다. 대부분 지역에서 2019년보다는 유동인구가 약 20~30% 정도 줄었네요. 이 5곳을 모두 합쳐보면 2019년보다 약 27% 유동인구가 줄어든 것으로 계산됩니다.
어쨌거나 대부분의 상권에서 만연한 유동인구 회복세를 보이곤 있었는데요. 딱 한 곳 그렇지 못한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2달 전 끔찍한 참사를 겪었던 이태원입니다.
코로나19 전이었던 2019년에 비해선 유동인구가 60% 넘게 줄었고, 거리두기가 한창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15% 넘게 줄었습니다. 끔찍했던 그날의 상처가 아물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유통업계도 간만에 성탄절 특수...복합쇼핑몰 방문객 100%↑
그 누구보다도 거리두기 없는 성탄절을 고대해왔던 유통업계도 3년 만의 특수를 누렸습니다. 긴 말 할 것 없이 숫자로 보죠. KDX한국데이터거래소와 TDI가 함께 운영하는 차량 네비게이션 데이터 분석 플랫폼 어데고(adego)를 이용해 ▲백화점 ▲대형마트 ▲아울렛 ▲복합쇼핑몰 ▲재래시장의 방문객 데이터를 분석해봤습니다.
각 업계 모두 방문객이 크게 늘었습니다. 백화점과 재래시장은 각각 50%, 대형마트는 30% 가까이 증가했는데요, 특히 아울렛과 복합쇼핑몰은 100% 가까이 방문객이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가족 단위의 외출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아울렛과 복합쇼핑몰의 방문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을 동반한 손님들이 백화점이나 마트보단 볼 거리, 즐길 거리가 더 다양한 아울렛과 복합쇼핑몰로 향했을 것이란 해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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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합쇼핑몰 스타필드가 하남점에 설치한 크리스마스 장식 |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모처럼 ‘성탄절다
운 성탄절’이었습니다. 이제 실내에서 마스크 해제도 점점 논의되는 단계이니만큼, 다가오는 새해는 더욱 활기찰 수 있을까요? 다만 겨울에 접어 들면서 국내외에서 코로나19가 재유행 양상을 보이는 것은 조금 불안합니다. MBN 독자 여러분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2023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민경영 데이터 전문기자 / business@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