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북한의 크고 작은 도발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 정작 북한 평양에서는 밀가루 음식 전시회라는 게 열렸다고 합니다.
<평양 돋보기>정치부 김태희 기자 나왔습니다.
【 질문1 】
김 기자, 와플에 핫도그 피자까지, 평양 한복판 빵 전시회가 열렸다면서요?
【 기자 】
네, 최근 평양 시내에 있는 평양면옥에서 밀가루 음식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식품전에는 청류관, 민성식품공장 등 70여 개 식당과 공장이 참여했습니다.
영상 보시면 생크림 케잌과 와플, 딸기말이파이, 자라모양 빵 등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빵들이 잔뜩 소개됐는데요.
전시회에서는 햄버거나 핫도그를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박은옥 / 북한 황금벌모향상점 직원
- "우리 가정 주부들이 가정에서 쉽게 편리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만두와 빵류, 지짐이류도 준비해 전시회에 나왔습니다. "
【 질문2 】
북한에서는 밀가루가 귀하지 않나요?
특히 수입산 그러니까 중국산 밀가루는 '부의 상징'이다 그런 말이 있잖아요?
【 기자 】
맞습니다.
북한에서 수입산 밀가루는 고급음식에 속합니다.
북한에서 밀농사는 주로 북부지방이나 개마고원 등에서 이뤄지는데요.
가공기술이 떨어져 북한에서는 중국산 밀가루가 훨씬 더 고급으로 취급됩니다.
북한에서 가공한 밀가루보다 중국산 밀가루가 훨씬 곱고 부드럽거든요.
【 질문3 】
북한에서 인기 많은 빵 종류도 궁금해지는데요? 우리랑 비슷한가요?
【 기자 】
북한도 서구화된 식단에 맞춰 소시지, 베이컨 빵이 인기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빵을 사먹기보다 마들어서 먹죠.
대표적인게 옥수수 가루를 가마솥에 찐 시루빵입니다.
틀에 밀가루 반죽을 넣어서 만드는 틀빵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밀가루가 고급 식재료라, 보통의 주민들과는 다소 거리가 먼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효모를 활용해 적은 양의 밀가루로 빵을 크게 부풀리는 모양이 많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 질문4 】
먹고 살기 힘들고, 북한 식량난이 극심하다는 건 잘 알려져 있잖아요.
이 시점에 이런 전시회를 연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 기자 】
일단, 김정은 시대에 와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자며 맛뿐만 아니라 음식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밀가루와 쌀을 주식으로 하겠다는 당의 전략과 경제난에 민심을 달래려는 의도입니다.
지난해 12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감자와 옥수수로 배를 채울 수밖에 없던 북한 주민의 주식을 쌀과 밀가루로 바꾸겠다고 했는데요.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현 시점에서 이러한 전시회를 한다는 것은 역시 인민 총화 차원에서 지도자의 애민 사상을 좀 더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 지도부가 신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이, 주민들은 식량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다독이는 차원, 즉 보여주기식 김정은 애민정치로 해석됩니다.
【 앵커멘트 】
네, 지금까지 김태희 기자였습니다.
[kim.taehee@mbn.co.kr]
영상편집 : 김상진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