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만 호주 등 다른 나라들과 대접이 다른 이유 모르겠어"
세계 각국이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입국 규제가 효과가 없을 것이란 견해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중국발 입국자/사진=연합뉴스 |
미국 CNN 방송과 영국 일간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각) 보건 전문가들이 특정 국가에 대한 입국 규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오히려 중국인 혐오와 공포만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이 방역 조치를 급격히 완화한 뒤 중국 내부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자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나라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오늘(30일) "내년 2월 말까지 중국에서 입국하는 경우, 입국 전과 후의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때문에 중국에서 입국 전 48시간 이내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거나 24시간 이내 신속항원검사로 음성이 확인되는 경우에만 국내행 비행기 탑승이 가능해집니다.
또 중국발 항공편의 추가 증편을 잠정 중단하고, 효율적 입국자 검역 관리를 위해 중국발 항공기는 인천공항 도착으로 일원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인도, 대만, 이탈리아 등지에서도 이미 중국 본토 및 마카오, 홍콩발 여행객에 대해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 제출이나 검사 의무화를 추진했으며 입국 규제를 검토하는 나라도 늘고 있습니다.
↑ 중국발 입국자/사진=연합뉴스 |
이러한 결정은 중국이 팬데믹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기에, 중국 내에서 새로운 변이가 생겼음에도 밝히지 않아 각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홍콩을 비롯한 각국 보건 전문가들은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검사 의무화 등 입국 규제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공포를 키울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미국외교협회(CFR) 황옌중 세계보건 선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중국 본토에서 새 변이가 출현하고 있는지 뒷받침하는 어떤 증거도 없다"며 "입국 규제 조치를 정당화할 어떤 설득력 있는 이유도 알지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투명성과 유전자 정보 부족 때문에 우려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중국에 진짜 새 변이가 있을 경우 입국 규제로는 확산을 약간 늦출 수 있을지 몰라도 세계로 확산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 중국발 항공편/사진=연합뉴스 |
영국 에든버러대 마크 우드하우스 교수도 이전에 국경 통제를 특정 국가에만 적용한 경우 새 변이를 막는 데 효과가 없었다면서 "국경 봉쇄가 효과를 거두려면 거의 모든 입국자에게 적용돼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홍콩대 공중보건대학원 캐런 그래핀 교수는 "실제로 입국 규제의 효과를 뒷받침할 과학적 증거는 없다"며 "새 변이가 출현한다면 입국 규제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지 못한 것처럼 어떤 나라를 통해서든 미국에 유입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특정해 입국을 규제하는 것은 팬데믹 초기에 전 세계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 차별과 혐오범죄가 발생한 것처럼 반중국 인종주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황옌중 선임연구원은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은 중국뿐만이 아니라며 "왜 중국만 확진자가 늘고 있는 호주 등 다른 나라들과 다른 대접을 받아야
그레핀 홍콩대 교수는 각국 정부가 효과가 의심됨에도 중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규제하는 데는 "(당국이) 무언가 하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정치적 압박이 작용하는 것 같다"며 "한 나라가 하니까 다른 나라도 따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