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서 숨진 채 발견된 택시기사…범인, '음주운전 들킬까봐' 살해

음주운전 후 접촉 사고 나자, 합의금 주겠다며 집으로 데려가
피해자 가족의 안부 메시지에 "바빠, 밧데리 없어" 대신 대답
여자친구가 "남자친구 집 옷장 안에 시신이 있다" 신고

오늘(26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살인 및 사체 은닉 혐의로 체포된 30대 남성 A씨가 음주운전 후 접촉사고가 나자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일산동부경찰서/사진=연합뉴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께, 고양시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냈습니다. 이에 A씨는 택시 운전자인 60대 남성 B씨에게 "음주 사고니 경찰을 부르지 않는다면 합의금과 수리비 등을 충분히 주겠다"고 말한 뒤 "다만 지금은 돈이 없으니 집에 가서 돈을 찾아서 지급하겠다"고 B씨를 파주시에 있는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집에서 B씨와 말다툼이 있었고, 이에 홧김에 둔기로 살해한 후 옷장에 시신을 숨겼다고 진술했습니다.

A씨의 범행은 피해자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하며 약 5일 만에 드러났습니다.

어제(25일) 오전 3시 30분께 "아버지가 며칠째 집에 들어오지 않고 30분 전에 메시지로 연락을 했는데 통화는 거부하는 등 다른 사람인 것 같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습니다.

A씨는 연락이 안 되는 B씨를 걱정하는 가족들의 메시지에 '바빠'. '밧데리 없어' 등 대신 대답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던 중 같은 날 오전 11시 20분께 파주시에 있는 A씨의 집에서는 A씨의 여자친구가 옷장을 열어봤다가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A씨의 여자친구는 "남자친구 집 옷장 안에 시신이 있다"고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해 확인해 보니 실종 신고 된 B씨였습니다.

경찰은 A씨의 소재를 추적에 나섰고 정오께 일산 백병원에서 손을 다쳐 치료 중이던 A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진술을 100% 신뢰할 수 없어 추가 범행이나 은폐가 없는지 파악 중"이라며 "오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