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대교가 31개가 있는데 1년에 일어나는 투신 사고가 얼마나 일어나는지 아십니까.
500건 정도라고 합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때 4초만 늦추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투신 방지 시스템이 절실한 이유인데, 실제 대교에 설치된 안전 난간은 허술한 면이 많다고 합니다.
비극을 줄일 방안이 무엇인지, 정주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인천대교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남성을 해경 구조대원들이 가까스로 구조합니다.
5년 전 2건이었던 인천대교 투신 사고는 올해 15건으로 급증했는데, 지난달엔 사흘 내내 이런 비극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박대중 / 인천해양경찰서 구조대장
- "서해 해상의 특성상 조수간만의 차이가 큽니다. 시야가 탁하고, 조류도 굉장히 강한 편이라서 수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갓길에 차를 못 대도록 드럼통 1,500개를 세웠지만, 투신을 막기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강을 건널 수 있는 대교 31개가 있는 서울은 어떨까?
▶ 스탠딩 : 정주영 / 기자
- "투신 방지 난간이 설치된 한강 다리에 나와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훼손된 쇠줄은 즉시 수리되지 않고 있고, 헐거워진 쇠줄은 이렇게 조금만 벌려도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이런 허술한 투신 방지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울시는 투신 시도자가 아예 올라갈 수가 없는 안전 난간을 설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한강대교에 처음 적용된 안전 난간입니다.
회전식 원통이 빙글빙글 돌아 난간 위로 넘어갈 수가 없고, 간격도 촘촘해 통과할 방법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최병정 / 경기대 교수(토목공학 박사)
- "(교량과 옥상 등) 모든 구조물에 다 적용할 수 있고, 사고 방지 효과가 많이 있는 것으로 연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극단적 시도를 4초만 늦춰도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 박세만 / 도시방재 공학박사
- "단 4초만 막으면 극단적 선택의 의지를 꺾을 수 있습니다. 4초를 막으려면 일차적 접근 시도를 무력화하는 시스템적인 물리적 시설 설치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서울시는 잠실대교 등으로 안전 난간 설치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강 31개 대교에서 매년 일어나는 극단적 시도는 500건 안팎.
교량 투신을 막고 극단적 선택을 줄이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김원·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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