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딸 축의금, 더 의미 있게 쓰자" 300만 원 기탁
지난 15일 가평군 조종면 행정복지센터.
한 남성이 100만 원을 내고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60대로 보이는 이 남성은 2018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매년 12월 복지센터를 방문해 100만 원을 기부한다고 합니다.
직원이 신원을 물어봐도 한사코 거절하는 이 남성은 "주민들이 따뜻한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도록 소중히 사용되길 바란다"는 말만 남기고 황급히 떠났습니다.
아마도 내년 이맘때쯤이 돼야 또 이 남성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익명으로 기부한 5만 원권 뭉치 / 사진제공 경기 가평군 |
이에 앞선 지난 7일, 60대로 보이는 부부가 센터를 방문해 300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이 돈은 딸의 축의금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부부 역시 "더 의미 있게 쓰고자 가족들이 뜻을 모았다"며 신원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들 외에도 이번 달에만 60대로 보이는 남성 2명이 100만 원과 500만 원을 각각 센터에 맡기는 등 가평군 조종면에 익명의 '기부 천사'의 선행이 이어졌습니다.
박영선 조종면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도 기탁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정성이 담긴 마음이 모여 지역주민들이 따듯한 겨울을 보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추성남 기자 sporch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