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신 검진은 물론 소아청소년이 아플 때 긴급하게 대학병원으로 보내려 해도 보낼 곳이 없어 소아청소년과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죠.
낮은 수가로 소청과 의료진 부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출입하는 이혁준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1 】
소아청소년과 의료진 부족이 심각하다며 의료계가 기자회견에 나섰죠?
【 기자 】
네, 오늘 대한의사협회에서 소아청소년과학회와 의사회, 아동병원협회 관계자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제발 한 번만 도와달라"고 말할 정도로, 굉장히 절박한 호소가 이어졌는데요.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던 임현택 의사회 회장은 최근 서울 은평구에서 열성경련 환자가 발생했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열성경련은 다섯 살 이하 소아가 발열을 동반한 경련을 하는 걸 말하는데, 큰 병원으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119까지 불러 같이 찾았는데도 보낼 곳이 없다가, 겨우 서울대병원에서 보내라고 해 위기는 막았다고 합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임현택 /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 "15분에서 20분이 넘어가면 열성경련 때문에 뇌손상이 올 수 있고, 30분이 넘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이런 재난 상황이 서울시내 한복판에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질문2 】
보낼 곳이 없었다, 아이를 받아줄 의료진이 없었다는 이야기죠?
【 기자 】
네, 오늘 의료계가 기자 회견을 연 이유입니다.
올해 지원자를 받는 2023년 전국 전공의 지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정원 207명입니다.
그런데 지원자는 33명에 불과했습니다.
2020년까지만 74%였는데, 2021년에는 38%, 지난해에는 27.5%로 떨어졌고, 급기야 10%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소아청소년과는 인력 부족 사태가 심각한데요.
최근 가천대 길병원에서는 소아청소년과 환자에 대한 입원을 중단시켰죠.
의료계는 고난이도 환자나 중증환자는 물론 응급진료 축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련병원, 그러니까 전공의를 수련시키는 병원 가운데 75%는 전공의 부족으로 소청과 진료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3 】
이렇게 소청과 전공의 지원이 줄어든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저출산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소청과는 수련 과정이 고달프기로 유명합니다.
미숙아를 돌보는 의사는 24시간 마음을 놓을 수 없겠죠.
업무 강도는 높고 업무 시간 역시 긴데, 그에 비해 보상은 형편없다 보니 전공의 지원을 꺼린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입니다.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여파도 큽니다.
어제 대법원이 최종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당시 구속까지 이어지면서 의료계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적자를 버티다 폐업한 소아과가 5년 동안 660여 곳입니다.
의원 폐업은 물론 대학병원까지 전공의가 부족해 이 사태가 더 지속하면 과를 없애야 할 진짜 위기가 올 수밖에 없습니다.
【 질문4 】
해결책은 뭔가요? 결국, 수가를 올려야 하는 거죠?
【 기자 】
네, 가장 손쉬운 해결방법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소청과 입원·진료 수가를 올리는 겁니다.
의료계는 최소 100% 인상이 불가피하고, 맞춤형 지원책 마련을 요청했습니다.
비급여가 거의 없다시피한 소청과 특성상 자신들은 정부가 월급 주는 공무원이나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그동안 복지부에 수차례 이야기했지만 소용없었다며 다른 소통 창구를 요청했습니다.
▶ 인터뷰 : 김지홍 /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
- "소아청소년의 국가적 건강 안전망이 붕괴되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대통령 직속 논의 기구를 만들어서…."
조치 이후에도 필수의료에 대한 기피 현상이 지속할 경우 이를 공공영역으로 흡수하는 방안도 고심해볼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