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19년 7월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전문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국내 데이터 거래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리고 그해 12월 유통·소비 분야의 크고 작은 기업들이 하나로 뭉친 KDX한국데이터거래소(KDX)가 탄생했습니다. 국내 민간 데이터거래소 중 가장 먼저 문을 연 것이었죠.
↑ KDX한국데이터거래소 출범 3주년 행사(사진=KDX) |
특히 올해 4월에, KDX는 국내 1호 데이터사업자로 등록됐습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AI 학습용 데이터 사업을 3년 연속 수주하고,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KDATA)의 데이터 바우처 판매 기업으로 역시 3년 연속 등록되면서, 해당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번 [데이터로 본 대한민국]에서는 KDX한국데이터거래소를 방문해봤습니다. 빅데이터는 이제 우리 모두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죠. 장용수 KDX 대표와 함께, 국내외 데이터 산업의 현황을 분석하고, 특히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KDX만의 해법은 무엇인지 들어봤습니다.
Q1. KDX한국데이터거래소가 벌써 설립 3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소감은 어떠신가요?
2019년 5월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자 선정, 그 해 11월 베타서비스 오픈과 함께 첫 유료 데이터 판매 그리고 그해 12월 2일 데이터와 사람이 만나는 공간 KDX한국데이터거래소가 출범했습니다.
올해로 꼭 3주년이 된 건데요.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정부와 민간기업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져 이제 본격적인 빅데이터 플랫폼으로서 모양새는 갖췄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고 봅니다.
국내 빅데이터 플랫폼은 올해 12월, 5개가 추가돼, 30여 개의 영역에서 빅데이터 플랫폼이 구축돼 있습니다. 이 빅데이터 분야에 뛰어든 뒤 다양한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하고 관련 행사들을 찾아다니면서 데이터산업의 비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다수 사업모델 혁신은 데이터로부터 출발한다"는 어느 기업의 문구가 신선함과 함께 강한 비전으로 다가오기도 했죠.
그 동안 빅데이터와 데이터 상품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양질의 데이터 부족과 불합리한 가격 책정에 대한 불만들이 여전한 상황입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법안을 마련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법적 절차에 의한 개인정보 관련 데이터 결합 논란이 남아 있기도 합니다.
Q2. 현재 국내 데이터 산업계의 분위기는 어떻고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데이터 기반에 따른 디지털 대전환(DX)이 이미 사회적인 기조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중장기 전망은 낙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전환 중심에 데이터가 있으며 데이터는 노동과 자본 등 이전의 생산요소를 뛰어넘는 새로운 가치창출 동력으로서 혁신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변수입니다. 또한, 정권 교체로 인한 정책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죠. 기업들도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선 여전히 공감하지만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데이터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고 수요자 중심의 적극적인 데이터 비즈니스를 펼치도록 정부의 지원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각 플랫폼들이 융복합데이터와 서비스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주요 선진국들 역시 데이터 기반의 글로벌 패권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차별화하고 선제적인 국가 데이터 전략과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 장용수 KDX한국데이터거래소 대표 |
Q3. 지난 3년 동안 가장 반응이 좋았던 데이터 상품이나 서비스는 무엇이었나요?
KDX한국데이터거래소가 유통소비 분야의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출범을 했고 강점도 이 분야에 있습니다. 현재 KDX한국데이터거래소 플랫폼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데이터는 소비 관련 데이터입니다.
기업에서는 신사업 준비와 전략 수립 단계에서, 시장 분석을 위한 데이터 주문이 많고요. 연구기관에서도 정책의 효과와 동향을 분석하고자 관련 데이터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KDX도 업계 최상위 금융사, 테크 기업들과 협력하여 고객 맞춤형 데이터 상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AI(인공지능) 학습에 사용할 수 있는 미디어 데이터가 큰 인기를 끌기도 했는데요. 현재 KDX는 매경미디어그룹이 제공하는 양질의 대용량 데이터를 AI 학습이 가능한 형태로 가공하여 판매하고 있고, 자동번역을 위한 통번역 말뭉치 데이터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미디어 검색 데이터 역시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실시간 검색어 노출이 중단된 이후에는 더 큰 인기인데요. 이용자들의 재방문률이 무려 80%입니다. 이처럼 KDX에는 무료부터 유료까지 다양한 데이터와 서비스가 존재해, 학생부터 업계 담당자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하고 인사이트를 얻어가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Q4. 최근 급격한 금리인상이 이어지면서 전세계 경기가 얼어붙고 있습니다. KDX만의 생존 전략이 있나요?
KDX는 지난 3년간 데이터 거래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기술 역량 강화에 힘써왔고, 국내 시장 형성에 필요한 데이터 거래의 인식과 문화 확산을 위해 끊임 없이 도전했습니다.
전세계 경기가 얼어 붙으면서 기업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자칫 이것이 KDX에 큰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우려도 분명 있는데요. 확실한 건 KDX는 고객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기업의 자본 누수없이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정부 지원 서비스를 통해 기업 입장에서 큰 부담 없이 데이터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여러 창구를 마련해 놨죠.
KDX는 데이터 거래를 ‘사회공헌 서비스’의 하나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데이터 거래를 통해 데이터로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업을 지원하고, 대한민국만의 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외부 경제 환경과 관계없이 KDX라는 데이터 플랫폼의 확고한 입지와 가치는 지속적으로 향상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5. KDX의 내년 및 장기 목표는 무엇인가요?
정부(NIA)의 지원하에 3년 과제가 올해로 끝났기 때문에 내년에는 독자생존 기반을 구축하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새로운 정부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지향하고 데이터 시장도 올해 23조원에서 2027년 50조원까지 키우겠다고 밝히고 있어 정부 지원에 따른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기대하고 있죠. 특히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과 데이터 분석 활용 지원사업, 데이터 바우처 사업 등이 지속되고 확대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KDX 자체적으로 기술력 확보와 전문인력 확보 등입니다. 이를 통해 데이터 분석 가공 능력을 높일 수 있고 새로운 수익모델 구축의 토대가 만들 수 있겠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한 지자체와 농식품 분야에서 MOU 체결 등 실질적인 협력을 통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수익모델을 만들어내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KDX에 대한 낮은 인지도를 빨리 개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신문, 방송, 온라인 매체를 운영하는매경미디어그룹과 주주사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협력사들과 상생을 통한 성장 토대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입니다.
중장
[민경영 데이터 전문기자 / business@mbn.co.kr]